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63) - 차라리 다듬지 않은 옥돌로 살아도 홀옥(笏玉)인 규장(圭璋)은 되지 말라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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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8 20:27 | 최종 수정 2021.12.3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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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 차라리 다듬지 않은 옥돌로 살아도 홀옥(笏玉)인 규장(圭璋)은 되지 말라
차라리 다듬지 않은 옥돌로 남을지언정 규장(圭璋)은 되지 말라.
차라리 원사(原絲)로 그대로 있을지언정 황상(黃裳)은 되지 말라.
범사에 남의 이익을 받지 않는, 이런 마음이면 하늘과 더불어 노닐 것이다.
- 寧爲(녕위) A 無爲(무위) B : A는 될지언정 B는 되지 말라.
- 璞玉(박옥) : 다듬지 않은 옥돌. 璞은 ‘옥돌’ 로 ‘樸(통나무 박)’ 과 함께 모두 ‘다듬지 않은 본바탕’ 을 뜻한다.
- 圭璋(규장) : 옥을 다듬어 만든 홀로 곧 벼슬
- 素絲(소사) : 아직 천을 짜지 아니한 실 그대로의 원사(原絲)를 말한다. 素는 아직 ‘물들이지 아니한 원래 그대로’ 를 뜻한다.
- 黃裳(황상) : 노랗게 곱게 물들인 치마. 여기서는 좋은 의복을 뜻한다.
- 不受人益(불수인익) :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아니하다. 여기서 益은 물론 ‘이익(利益)’ 을 뜻하는 말이나 여기서는 ‘도움’ 정도로 해석함이 좋겠다. ‘불필요한 도움을 받지 아니하는’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구차(苟且)한 생활이 아니라 기본적인 것은 스스로 해결하는 자급자족(自給自足) 하는 삶’ 을 이상적으로 여겼던 것이다.
* 실제로 저자 홍자성은 ‘남들이 먹지 못한다고 버리는 채소 뿌리를 싸게 사다가, 그 쓰고 딱딱한 것을 물에 우리고 쪄서 말려 가루로 만들어 먹는 자기만의 요리법을 계발했을 정도로 <채근(菜根)의 삶> 을 터득했던 것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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