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식업 스토리 (16)식당 운영 잡학사전(최종)

김진석 승인 2019.03.10 16:09 | 최종 수정 2019.03.10 16:17 의견 0
식당 익스테리어도 신경 쓰자.

#맛에 향도 고려해라.

식당 운영에서 맛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향도 고려해보길 권한다. 앞에서 냉면집의 폭리에 대하여 언급하며,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출 것을 제안했는데 그런 집이 있었다. 함흥냉면을 고구마 전분을 써서 면발이 쫄깃하고 양념도 아주 훌륭했다.

거기에 작은 낙지도 1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는데 가격은 1인분에 7천원. 건강을 생각해서 설탕이나 물엿을 안 쓰고 꿀을 넣었다. 꿀 중에도 조금 비싸고 위장에 좋다는 밤꿀을. 하지만 거기에 함정이 있었다. 밤꿀의 향이 너무 강해 음식 맛을 해치는 것이었다. 봄에 오픈하여 여름까지는 손님이 많았지만 가을에 접어들면서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가장 큰 이유는 밤꿀 향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의 재방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 여겨짐.) 결국은 1년을 못 버티고 문을 닫았다. 밤꿀을 쓰지 말고 아카시아꿀을 썼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월남 쌀국수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1994년 서울 명동점이 1호점으로 기억한다.) 고수 향으로 먹기가 힘들었고 장사도 잘 되지 않았다. 이후 10여년이 흐르면서 고수도 많이 넣지 않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면서,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많이 가면서 입맛이 글로벌화하며 인기를 끌게 됐고 지금은 외식의 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훠궈’나 ‘마라탕’도 처음 먹을 때에는 향 때문에 거부감이 있다. 향은 민감하므로 잘 선택해야 한다.

가족들과 부산 여행 중 멸치회가 먹고 싶어 기장에 갔다. 멸치회와 매운탕을 시켰는데 멸치회는 가족 모두가 잘 먹는데 매운탕은 못 먹겠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딱 하나였다. 산초 향이었다. 주인한테 항의했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여기 기장선 다 이래 묵으요!”라는 것이다. 서울 사람들은 산초는 추어탕에나 넣어 먹지 매운탕에는 안 넣는데 왜 물어 보지도 않고 넣었냐고 따지니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정이었다.

결론적으로 향이 강한 음식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식재료가 안 좋을 때 그걸 감추기 위해 강한 향신료를 쓰는 잔 수는 생각지도 말기를 바란다.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 중에 개선이 가능한 것들

부산의 씨앗 호떡이 유명한데, 모차렐라 호떡이나 아이스크림 호떡, 크림치즈 호떡도 만들어 보자. 씨앗과 흑설탕대신에 위의 재료를 넣어도 좋고 그냥 호떡을 잘라서 컵에 넣은 후 위의 재료를 토핑으로 줘도 좋다.

아귀찜도 콩나물만 많이 넣지 말고 아귀를 많이 넣어줘라. 전북 장항에 있는 아귀찜 집(할매온정집:T.041-956-4860)을 벤치마킹 해보자. 콩나물을 넣지 않고 아귀만 엄청 많이 준다. 당연히 맛도 좋다. 또한 생 아귀를 써보는 것도 고려해보자. 수육으로 했을 때는 식감의 차이가 엄청 난다.

김밥도 업그레이드 시켜보자. 제주도에서 꽁치 한 마리를 통째로 넣은 김밥이 유명한데, 캔 참치 쓰지 말고 생 참치를 두껍게 썰어 넣어보자. 재료 아끼지 말고 팔뚝만한 김밥을 만들어 보자.(요령은 김 위에 밥으로 전체를 깔아야 밥의 찰기로 말을 수가 있다. 그 다음 김을 뒤집어 기본 재료 넣고 치즈 3장, 참치 왕창, 김치 볶은 것 왕창 넣고 만다.) 비주얼에서 압도하며 2명이 든든한 식사가 되게 만들자. 일식집에서 주는 ‘후토마키’도 김밥 집(분식집)에서 만들어 보자.

조개구이도 그냥 구워주지 말고 매운 조개구이(조개 살 위에 매운 소스를 뿌려 주자.)도 시도해 보자.

탕수육도 매운 탕수육을 만들어 보자. 새우튀김도 매운 맛 만들어 보자.

고기 집에 관심이 있다면, 특히 돼지고기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이베리코(스페인의 흑돼지 품종)’ 돼지고기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소고기에 와규가 있다면 돼지고기에는 이베리코가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소고기나 돼지고기나 숙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숙성의 종류 및 방법은 다음과 같다.

▷웨트 에이징 : 육류를 일정 온도로 유지한 채 숙성하여 육류 내부에서 자연 발생된 효소가 근육 섬유질을 서서히 파괴시켜 육류를 부드럽게 하고 육류의 연도와 맛을 높여 준다.

▷워터 에이징: 육류를 진공 포장해 저온의 물속에서 숙성하는 방식으로 숙성 속도가 완만하고 중력으로 인한 육즙의 손실을 막으며 고르게 숙성되는 장점이 있다.

▷드라이 에이징: 육류를 매단 상태로 주위 환경으로부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고 공기를 순화시켜 육질을 서서히 부드럽게 하고 맛과 향을 극대화 하는 숙성 방법이다.

# 디테일에 강해지자.

조명에도 신경 쓰자. 식당 안의 조명도 여름에는 백색 등을 써서 실내를 시원한 느낌이 나게 하고 겨울에는 황색 등을 써서 따듯한 느낌이 나게 하자.

인테리어만 신경 쓰지 말고 익스테리어도 신경 쓰자. 인테리어는 가게로 들어온 손님이 만족하는 반면 산듯하고 깔끔한 익스테리어는 외부에 있는 손님을 끄는 힘이 있다. 고기집 현관에 커다란 소머리 조형물을 달아 놓는다든지, 해물 요리 집에 커다란 꽃게의 조형물을 달아 놓는 등의 과도한 익스테리어는 피하자.

메뉴 사진도 전문가 에게 맡기자. 돈 아낀다고 주인이 음식 사진을 찍어 붙여 놓은 것을 보면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색도 바라서 더더욱 식욕을 자극하지 않는다. 전문가의 사진은 선명하며 색도 바라지 않으며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상호도 독창적이면서 뇌리에 남게 짓자. ‘진미 식당’, ‘맛나 식당’처럼 특색도 없고 진부한 상호는 피하자. 추후에 네이밍 기법을 자세히 설명하겠다.

<Guardian Korea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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