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老)시인 이득수의 「70년간의 고독」 - 2020년 송년사

제1201호(2020.12.31)

이득수 승인 2020.12.30 17:37 | 최종 수정 2021.05.01 21:37 의견 0

오늘이 2020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온 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와 뭐가 뭔지 도모지 감을 못 잡은 채 5천만동포를 왕짜증에 몰아넣은 검찰개혁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났고 저는 점점 병이 깊어가는 와중에서 칠순을 맞았지만 아들이 멀리 외국에 있고 코로나여파로 잔치를 열 형편이 안 되어 10년 후 <8순잔치>라는 엄청 무모한 희망으로 목표를 바꾸었습니다. 

와중에 웹진 인저리타암과 출판사 인타임을 경영하는 조송현 출판인(전 국제신문논설위원)을 만나 제 포토 에세이를 간추려 『꿈꾸는 시인은 죽지 않는다』를 출판하고 인저리타임의 열린 공간에 제 포토 에세이가 진출하게 된 나름 많은 발전(이런 단어가 칠순에도 해당이 되는지 모르지만)을 했고 그 때마다 조용히 축하의 자리를 마련해준 단톡방 <미인천하> 회원님들의 각별한 후원에 감사드리고 하루하루 제 삶을 지탱시켜준 아내와 가족 내게 기쁨이 되어준 손녀들도 너무나 고맙고 귀한 존재입니다.

그 와중에 한 가지 오류를 범했는데 해마다 연말이면 새삼스레 가슴 하나 그득 고이는 그리움과 서러움, 제 아버님과 가족사를 더듬느라 성탄과 연말연시를 그냥 놓칠 판이지만 다행히 어제 마감을 하고 오늘 송년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보람찬 한해를 보냈을 것으로 믿으며 저의 한 해를 회고하다 문득 포토에세이로 내 보낸 대표적 사진 톱5로 한해를 압축하고 마지막 송년시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하루에 평균 2-3매씩 내보낸 사진 중에 그래도 뭔가 느낌이 있고 구도가 무난한 사진을 간추리다

 1. 초록마을 이야기(6.19)
 2. 시인의 손녀(9.10)
 3. 명촌별서의 가을꽃(11. 5)
 4. 쓸쓸한 퇴장, 담쟁이(11. 14)
 5. 노부부의 외출(12.8)

로 뽑았습니다.

시인의 손녀
명촌별서의 가을꽃
쓸쓸한 퇴장, 담쟁이
노부부의 외출

보람찬 새해를 맞으시기 바라며 송년 시(詩) <가는 길>을 올립니다.

가는 길 /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앞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오라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平里 이득수 시인

◇이득수 시인은

▷1970년 동아문학상 소설 당선

▷1994년 『문예시대』 시 당선

▷시집 《끈질긴 사랑의 노래》 《꿈꾸는 율도국》 《비오는 날의 연가》 등

▷포토 에세이집 『달팽이와 부츠』 『꿈꾸는 시인은 죽지 않는다』 등

▷장편소설 「장보고의 바다」(2018년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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