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수 시인의 「일흔 한 살의 동화(童話)」 (49)토정비결 해설 ⑤각 괘의 구성과 전개 방법

말년일기 제1250호(2021.2.18)

이득수 승인 2021.02.17 18:33 | 최종 수정 2021.03.02 16:47 의견 0
사진1.동헌에서 벌어진 송사(訟事) 묘지와 산소에 관한 분쟁을 산송이라 하는데 그게 조선시절의 가장 중요한 소송사건이었는데 한번 동헌에서 송사가 벌어지면 “이 놈 네 좌를 알렸다!”하는 사또의 고함과 함께 원고와 피고가 모조리 곤장을 맞고 아전이 뒷구멍으로 엽전을 챙겨 사또와 나누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관에 불려가는 것을 관재수(官災數)라는 최고의 액운으로 생각했음.
동헌에서 벌어진 송사(訟事). 묘지와 산소에 관한 분쟁을 산송이라 하는데 그게 조선시절의 가장 중요한 소송사건으로 한번 동헌에서 송사가 벌어지면 “이 놈 네 좌를 알렸다!”하는 사또의 고함과 함께 원고와 피고가 모조리 곤장을 맞고 아전이 뒷구멍으로 엽전을 챙겨 사또와 나누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이렇게 관에 불려가는 것을 관재수(官災數)라는 최고의 액운으로 생각했음. [tistory/PHOTO GALLERY/온누리*]

그러면 이번에는 112개 각 괘의 세부적 구성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좀 난해하기는 하지만 맨 처음 111괘를 살펴보면

먼저 그 괘(卦)의 숫자와 명칭을 나타내기 위해
111 三三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하나의 괘를 이루는 세 개의 기둥이 어떤 성질을 가지느냐, 즉 음양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여기에 111은 모두 양의 효인 三三三이 되고 만약 123이라면 三三三의 가운데 효가 그 중간이 끊어진 -- (음)의 형태로 되겠지요.

그리고 그 왼편에는 천천풍건지구(天天風乾之姤)즉 <맑은 하늘에 순풍이 불어 만사가 형통한다>는 괘의 제목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한 구(句)에 8자씩 모두 18구의 괘사가 있어 이 책의 이름이 18구 토정비결이 된 모양입니다.
이를 좀 더 세분(細分)하면 
  
東風解凍 古木逢春(동풍해동 고목봉춘)
동쪽에서 부는 바람 얼음을 녹이니
고목나무 봄을 맞아 활기차게 잎이 돋네.
(앞으로 나오는 모든 한문 문장은 필자가 직접 번역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하는 식으로 그해 전체의 운을 4개의 구로 제시하고 다음,

寅卯之月 積小成大(인묘지월 적소성대)
3, 4월이 돌아오면
조그맣게 노력해도 커다랗게 이룬다네.

하는 식으로 두 달씩을 묶어 그 달의 운세를 나타내는데 재미있는 건 일 년의 출발을 한겨울인 구정(설날)이 아니라 꽃피고 새가 우는 춘삼월(그것도 양력으로는 완전히 해동이 된 춘분이후)로 출발하는 시각, 적 명분보다 현실과 실속을 중시하는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1, 2월까지 월별운세가 끝난 뒤 어리석은 백성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보다 쉬운 해설, 즉 한글의 해설을 붙이는데 그 내용은

 해(解) 왈,
 
 -여태껏 곤란하던 사람이 운이 열리고 때가 와서 힘이 펴고 득남(得男)도 하고 공명(功名)도 할 괘-

하고 아주 희망에 가득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이는 뒤에서도 기술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기인(奇人)이자 천재(天才)인 한 양반가의 그리 높지 않은 현감자리의 목민관(牧民官) 이 해동조선의 만백성들에게 어떻게든 만사를 삼가고 은인자중 노력하여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염원하는 깊은 뜻이 그 바닥에 깔려있는 것입니다.  

平理 이득수 시인

◇이득수 시인은

▷1970년 동아문학상 소설 당선
▷1994년 『문예시대』 시 당선
▷시집 《끈질긴 사랑의 노래》 《꿈꾸는 율도국》 《비오는 날의 연가》 등
▷포토 에세이집 『달팽이와 부츠』 『꿈꾸는 시인은 죽지 않는다』 등
▷장편소설 「장보고의 바다」(2018년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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