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수 시인의 「일흔 한 살의 동화(童話)」 (53)토정비결 해설 ⑦악운의 괘 살펴보기 

말년일기 제1254호(2021.2.22)

이득수 승인 2021.02.21 17:12 | 최종 수정 2021.03.02 16:49 의견 0
안반(安般)위에 반죽을 놓고 떡을 치는 장면. 이를 지켜보는 아이들은 행복한 표정이다.
1년에 한 두 번 있는 가난한 농부네 집안의 가장 행복한 순간. [조선향토대백과]

그럼 이번엔 비로소 악운이 많은 653괘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그 첫머리에

 成功自去 前功可惜 
 성공자거 전공가석
 葉靑細雨 牛尾作害 
 엽청세우 우미작해
 雖有吉慶 有名無實 
 수유길경 유명무실 

 성공이 사라지니 세운 공도 애석하고
 푸른 잎에 가는 비라 쇠꼬리에 해를 입고 
 설령 경사가 있어도 실속 없는 허명이라 
 
  로 시작해 중간에 

  辰巳之月 雲中望月 
  진사지월 운중망월
  身投井中 更出無期 
  신투정중 경출무기
  口舌相刑 事難合同
  구설상형 사난합동

  오뉴월 돌아오면 구름 중에 달을 보고
  우물 속에 몸을 던져 빠져나올 기약없네

  午未之月 暗祿付身 
  오미지월 암록부신
  莫貪退位 反見其殃
  막탐퇴위 반견기앙 
  官化爲孫 疾病自消 
  관화위손 질병자소
  
 7, 8월엔 온몸에 악운이 가득하니
 자리욕심 버리고서 재앙을 막아보며
 자손 위해 노력하면 질병 절로 물러나리. 
 
  辛酉之月 老去無益 
  신유지월 노거무익 
  敗軍之將 還營無顔 
  패군지장 환영무안

  구시월엔 늙어가며 아무런 이익 없고
  패군지장 되어 돌아올 낯이 없네

  戌亥之月 修身齊家 
  술해지월 수신제가
  旅行北方 金鄭有利 
  여행북방 김정유리 

 동지섣달 돌아오면 수신제가 힘을 쓰서 
 여행은 북방으로 정씨, 김씨 도움되리.

  子丑之月 旺運回生 
  자축지월 왕운회생
  妄動有厄 堅守回榮 
  망동유액 견수회영

  1, 2월엔 다시 왕성한 운 돌아오니
  경거망동 액운 되니 굳게 지켜 영화보세.
 
 질병, 악운, 농사의 실패, 구설수, 가족의 불화 등 각종 어려움을 겪으나 마지막엔 운이 돌아와 다시 숨구멍이 트이며
  또 711괘를 보면 그 후미에 

 月下彈琴 閒座高亭 
 월하탄금 한좌고정
 辛酉之月 胎星照門
 신유지월 태성조문
 夫和婦順 一室和氣
 부화부순 일실화기
 (달 밝은 밤 정자에 앉아 홀로 거문고를 타니 
  구시월엔 태기의 별 문밖에 가득하고
  방안 가득 부수부창 화기 흘러 넘치구나)

 해왈, 전성기가 다 지나니 여간한 경사가 다 유명무실이라 이사하면 이익이 있을 패

일련의 고난의 뒤엔 반드시 좋은 세월이 돌아오는 고진감래의 인생주기를 잘 나타낸 것입니다. 특히 모든 사정이 다 어렵지만 이사 같은 변화를 가지면 비로소 형편이 좀 필 것이라는 아주 친절한 해결책까지 제시해주는 것입니다.

平理 이득수 시인
平理 이득수 시인

◇이득수 시인은

▷1970년 동아문학상 소설 당선
▷1994년 『문예시대』 시 당선
▷시집 《끈질긴 사랑의 노래》 《꿈꾸는 율도국》 《비오는 날의 연가》 등
▷포토 에세이집 『달팽이와 부츠』 『꿈꾸는 시인은 죽지 않는다』 등
▷장편소설 「장보고의 바다」(2018년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작)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