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수 시인의 「일흔 한 살의 동화(童話)」 (54)토정비결 해설 ⑧악운을 견뎌내고 행운을 만나는 괘

말년일기 제1255호(2021.2.23)

이득수 승인 2021.02.22 17:02 | 최종 수정 2021.03.02 16:50 의견 0
사진1 후원에 베틀을 걸고 베를 짜는 모습. 조선시대 대갓집의 아낙은 종일 노동의 연속이었음.
김홍도의 베짜기. 아낙들이 베를 짜는 모습. 조선시대 여인네들은 종일 노동의 연속이다.

이번엔 761 괘를 보기로 하는데 그 서두에 

一人之害 及於萬人 
일인지해 급어만인
北賊來侵 衰衰痛哉
북적내침 쇠쇠통재
有形無聲 提訴無處 
유형무성 제소무처 
(한사람의 방해가 만인에게 뻗치어서 
오랑캐 침입한 듯 슬프고 기막혀도
모양 없고 소리 없어 호소할 길 없는구나.)

寅卯之月 福可難望 
인묘지월 복가난망
赤手成家 臨財無路 
적수성가 임재무로
(삼사월 돌아오면 복 받을 가망 없고
빈손으로 가정 이뤄 재물취할 길이 없네.)

남의 방해로 모든 일이 어그러지고 복을 받기도 어렵고 돈을 벌어 가정을 꾸리기도 난감하게 나와 있지만 그 말미에

辛酉之月 莫信他人 
신유지월 막신타인
惡鬼入庭 荊園有蘋 
악귀입정 형원유빈
(구시월 되거들랑 절대 남을 ALE지 마소
집안에 마귀 들어 가시넝쿨 우거지니)

戌亥之月 萬事如意 
술해지월 만사여의 
李朴是誰 無斷害我 
이박시수 무단해아 
(동지섣달 돌아오면 만사가 뜻 같은데
이씨, 박씨 누구인가 무단히 날 해치구나.) 

子丑之月 守口如甁 
자축지월 수구여병 
今年之運 守分而已 
금년지운 수분이이
(정이월엔 돌아오면 병(甁)처럼 입 다물게
올해의 운세란 거지 분수를 지키는 일.)

해왈,
한 사람으로 인하여 백사람이 곤란하니 내 신세를 어디서 호소할꼬, 그라나 마지막엔 자연히 웃음이 나는 괘

조선시대의 가장 대표적 액땜, 굿하는 모습.

남의 방해로 마귀가 들고 한 때 운이 돌아오나 또 다시 이씨, 박씨가 방해를 하니 금년의 운세는 그저 만사를 조심하고 삼가고 또 삼가서 마치 병뚜껑을 닫듯 그저 굳게 분수를 지키란, 그래서 마지막엔 자연히 웃음이 나는 그런 괘인 것입니다. 

<시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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