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사(小史) - 물방울이 작은 강 되기까지 (8 - 끝) 인생 반성문 & 당부의 말

박찬명 승인 2021.08.06 13:44 | 최종 수정 2021.08.06 13:56 의견 0
1990년대 초반 망우리 산소에서 아들 손자와 함께
1990년대 초반 망우리 산소에서 아들 손자와 함께

나의 인생 반성문

제일 먼저 반성할 일은 아버님이 사업실패로 낙담하고 계실 때 왜 나는 아버님을 원망만하고, 힘을 보탤 생각을 못했을까? 왜 그랬을까? 너무 오냐! 오냐! 왕자같이 키워져온 과거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자식은 절대 금이야 옥이야로 키우면 안 된다고 했을 것이다. 내가 고생길에서 청춘을 보내면서 부모님 생각이 더 간절했고, 부모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 후손들도 우리 내외가 간 다음이 되어야 부모의 참뜻과 사랑을 알 것이다. 나는 싹수가 있는 후손을 돕는 것이 옳다고 본다. 장학제도도 그런 정신의 발로일 것이다.

두 번째는, 내가 청년기에 욕구불만으로 술을 많이 하였다. 폭음하면 난폭해졌고 그런 남편을 보살펴야 할 내 처는 먹고살기도 힘든데 정신적으로도 큰 고통이 심했다. 지금 와서 후회하고 반성하지만 참 못되고 못난 짓이었다. 이제 술은 멀리하고 내 처의 병간호와 살림을 하고 있는 것은 인과응보라 할까? 당연한 결과이고, 나의 반성의 시간이라 생각한다.

세 번째 왜 증권에 손을 댔을까? 투자! 그것은 허울 좋은 감언이설일 뿐이다. 증권은 기업이 증자하여 자본을 확장하는데 필요불가결하고 좋은 기회일 뿐이다.

네 번째 서울고 3년 시절 너무 비참히 몰락한 집안사정에 나는 주눅이 들어 있었고, 희망을 가질 수 없었다. 내 처를 만나 힘이 생겼고 다시 희망을 보는 마음이 생겨 우리는 열심히 살아왔다. 이 와중에 나는 동창들과 격차가 벌어졌고 하나둘 멀리 하게 되고, 그 뒤 동창회에는 한 번도 참석치 않는 외톨이가 되고 말았다. 아들에게는 고등학교 동창회에 꼭 참석하라고 당부하고 아들은 실천하고 있으니 그나마 위안이다. 무슨 역경이 있어도 뚫고 나가는 용기는 있는데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 내 성격 탓이 있을 것이다. 이것 또한 반성할 일이 아니겠는가? 결국 나이가 80을 바라보는데 옛 동창을 모르고 지내니 얼마나 한심한 일이 아닌가? 고등학교시절 바인(독일어로 포도넝쿨) 클럽을 만들어 친교한 타 고등학교 친구들이 몇 명 있고, 그 외는 직장에서 사귄 친구들이다. 그래서 나는 후손들에게 친구를 계속 유지하도록 당부하곤 한다.

다섯째 신문사 시절에 자주 전직한 것이 후회가 된다. 중앙일보에서 계속 성장하면서, 그 분야의 공부를 깊이 있게 연구해 보았으면 아마 내 신분도 많이 달라졌으리라! 일장일단이랄까, 신의 뜻일까? 고생길에 들어 세상을 알게 된 것은 그나마 소득이 아니겠는가? 나는 요사이 문득문득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솟구치며 내 잘못을 용서해주실 것을 매일 빌고 또 빌어 반성하고 있다.

가훈(家訓)

후손들에게 당부하는 말

나의 반성문을 보며, 반면교사(反面敎師) 하기 바란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고 좋아하는 것이 있으니, 그 길을 찾아 한 길로 계속 매진해야 성공할 수 있음을 명심하라! 남이 뭐 한다고 무턱대고 따라하지 말며, 오직 나만이 잘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내 것이니라! 내 것을 모르고 남의 것이 좋아 보이면 평생 성공할 수 없고 방황하다가 세월 다 간다. 젊었을 때 열심히 배우는 것 못지않게 몸 건강 신체단련은 더욱 중요한 것이다. 건강치 못하면 아무리 좋은 꿈도 그림의 떡처럼 소용없는 것이니라! 건강 다음이 정신인데 이것도 마음먹기 탓이고 훈련의 결과이니라.

먼저, 자기인생의 목표를 분명히 정하고, 즉 마음을 먼저 굳게 먹어라! 그리고 그 마음(목표)을 착실히 수행하라! 그리고 습관이다, 매일, 매달, 매년, 꾸준히 행동하면 습관(버릇)이 되어 간다. 그 습관의 좋고 나쁨에 따라 너의 인생의 좌표가 결정되고 성공의 길이 열리게 된다. 그리하여 좋은 습관은 너희 인생의 가치를 형성하게 되느니라! 그리하여 그 가치에 따라 성공도 되고 너의 집안의 기둥이 되어 사회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요한 인간이 성숙 되느니라! 좋은 친구는 후일 너희들의 협조자가 되며 인생의 동행자가 되는 것이다.

결혼은 첫째, 건강이요 둘째, 심성이고 셋째, 학벌, 집안이다.

형제애도 매우 중요하니 유념하라! 형제자매 중 좀 못살게 되면 적극 도와주고 용기를 주어 재기시켜주면 그 형제자매는 너를 은인으로 여겨 그 후손들이 너를 존경하고 따를 것이며, 후손끼리 화목하게 될 것이다. 내가 너희들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너희들의 자존심을 염두에 둔 것이고, 따로 만날 때마다 당부할 것이다. 아무쪼록 화목하고 진취적인 생각으로 매진하기를 간절히 당부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집 가훈을 반추하고자 한다.

1. 선견(先見)! 선지(先知)! 신념(信念)! (기본목표)

‘선견’은 멀리보고 계획을 세우는 것,
‘선지’는 지식을 미리미리 터득하는 것,
‘신념’은 세운 목표에 자신을 갖고 매진하는 것.

2. 스스로! 힘껏! 마무리! (생활지침)

‘스스로’는 무슨 일이든지 직접 정성을 다할 것,
‘힘껏’은 부지런히 솔선수범 할 것,
‘마무리’는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성사시킬 것.

이 가훈은 너희들에게 여러 번 설명하였으니 명심 또 명심하여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인간이 되도록 분발 매진하라!

<전 한국표준협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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