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사(小史) - 물방울이 작은 강 되기까지 (7)
여생 설계
박찬명
승인
2021.07.08 14:29 | 최종 수정 2021.07.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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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새로운 미래설계는 무슨 의미인가?
지금껏 고생고생 끝에 성공은 못했을망정, 새싹을 키울 토양은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 새싹! 내가 다시 새싹이 되고자 한다면 얼마나 키워 나갈 것인가?
내가 무슨 기업을 하고 있다면 더 확장하고 새로운 아이템으로 보강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기업하려는 꿈을 이미 접었고, 재벌수준까지 성장한 아버님 사업이 월남하면서 수포로 돌아가고 다시 재기 못하는 과거 실제상황을 목격하고, 내가 그 후유증으로 청년시절을 밑바닥 신세로 고생해 보니, 나는 실패 없이 안정된 발전을 도모하면서 살아올 수밖에 없었다. 내 후손들은 나같이 살지 않고 자기 실력과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는 인생을 살 수 있기를 나는 바랄 뿐이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재능이 있는 후손은 적극 도와주고 키워 주기로 우리 내외는 결심 하였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나의 미래설계이고, 나의 꿈을 실현 시키는 길임을 명심하고 다짐해 본다.
이제 우리 내외 나이는 78세이니 팔십이 내일모레고 앞으로 남은 여생도 얼마나 남았겠는가? 내 처는 옛날과 달리 척추관협착증과 골절압박으로 한 10년 고생하고 있는데, 조금씩이나마 호전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와 내 처의 건강이 예상보다 쇄약해진다면 우리 내외는 노인요양원으로 들어가야 될 것이다.
노인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에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아버님 어머님 산소가 현재 망우리에 계신데, 언젠가는 화장하여 수목장에 모시고 싶다. 양지바른 동산에 나무를 심고(수종은 추후결정) 그 자리에 부모님을 먼저 모시고, 우리 내외 자리도 그 밑에 자리를 잡고자 한다. 아들은 화장을 절대 반대하지만, 어차피 인간은 흙으로 돌아가는 것! 동산에 있는 나무의 자양이 되는 것이 하느님도 허락하시리라 나는 믿고 싶다.
욕심 같아서는 노인요양원 가기 전 크루즈 유람선 타고 세계일주를 해보고 싶지만, 내 처의 건강상태로는 무리이고 한편 생각해 보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죽으면 그 기억들은 남는가? 허망할 뿐이다.
어느 고승이 말씀하신 법어가 생각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뜻일 것이다. 차라리, 똑똑한 후손을 키우고 나아가 똑똑한 불우이웃을 돕는 것이 더 뜻이 있고 보람이 아니겠는가?
지난날을 생각할수록 반성할 일들이 많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하여 이, 자서전 후기로 나의 “인생반성문”과 “후손에게 당부하는 말”을 남긴다.
<전 한국표준협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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