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86)코로나한테 사과해야 할 이유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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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18:55 | 최종 수정 2020.04.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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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 27. 코로나한테 사과해야 할 이유
코로나는 라틴어다.
관(冠), 왕관, 승리의 영관(榮冠), 영예, 자랑이란 뜻이다.
빛의 관인 광관(光冠)이란 뜻도 있다.
해와 달 주변을 반지(環)처럼 동그랗게 감싼 해무리와 달무리로 광환(光環)이란 뜻이다.
둥그런 바퀴(輪)처럼 보이기에 광륜(光輪)이라고도 한다.
내가 중학생일 때 택시나 승용차들은 거의 다 상표가 코로나였다.
코로나 맥주는 좀 더 비싼 상급(上級) 맥주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내가 치는 기타를 보더니만 코로나 기타라며 인상을 찡그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잔망(孱妄)스럽다.
영예의 이름인 코로나가 가까이 다가가기 싫은 코로나가 되어 버렸으니.
세계보건기구(WHO)는 새로운 병이 나타날 때 공식명칭을 붙이는데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한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증후군 명칭을 ‘COrona VIrus Disease 19’라고 했다.
줄여서 COVID 19이다.
아무리 바이러스 모양이 코로나처럼 생겼기로서니 코로나라는 영예로운 이름에 대한 불경(不敬)이다.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기획창의하여 이름 지었어야 했다.
나라도 코로나에게 사과해야 하겠다.
특히 코로나인 해무리와 달무리에게는 엎드려 사죄드려야 하겠다.
코로나 맥주를 마시며 내 코로나 기타를 치며….
해무리와 달무리에 관한 노래를 부르며….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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