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목련꽃과 하얀 종이꽃

셋 – 22. 꽃을 보고 느끼는 인간의 감정

목련(木蓮)은 가장 화려하게 피면서 가장 애잔하게 지는 꽃이다.
아직 봄다운 봄이 오지도 않았는데 땅 바닥에 떨어진 목련꽃 잔해들이 기분을 애잔하게 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라는데 목련은 열흘도 못가고 거의 피자마자 금방 지는 듯하다.
내가 손에 쥔 저 목련도 벌써 누런 색깔을 살짝 띄기 시작했으니 벌써 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목련은 더욱 애뜻한 느낌을 주는 꽃이다.

그렇게 목련을 보고 산에서 내려오는데 길 바닥에 웬 작은 하얀 꽃잎이 떨어져 있었다.
하도 앙증맞고 이뻐서 주워보니 종이로 만든 조화였다.
달리 새롭게 기획창의하여 만든 게 아니라 그냥 꽃모양을 그대로 모방하여 만들었지만 참 예쁘게도 잘 만들었다.
하도 이뻐서 지갑에 넣어 가지고 내 방에 두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화라면 버렸겠지만 종이로 만든 조화라 더욱 예쁘게 간직하고 싶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