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78)꽃을 통해 아는 잡종의 생명력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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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7 13:09 | 최종 수정 2020.04.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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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 19. 꽃을 통해 아는 잡종의 생명력
꽃의 암술과 수술을 확대하여 찍었다.
왜 암술이 수술보다 길까?
그래야 수술 분가루가 떨어져 같은 꽃 암술에 뭍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다.
그래야 벌이 암술 대롱속 꿀을 빨 때 다리에 분가루를 뭍이기 좋다.
이제 분가루를 잔뜩 뭍힌 벌이 다른 꽃 암술에 분가루를 뭍힌다.
순종 아닌 잡종의 씨를 품게 된다.
이렇듯 식물도 잡종이 되려 한다.
자연은 잡종을 추구한다.
혼혈과 교잡(mixture)에 의한 잡종강세(heterosis)라서다.
인간도 자기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잡종강세적 기획창의가 가능하다.
그런데 만일 암술이 수술보다 짧으면 옆에서 편하게 저 좁은 꽃봉오리 안에서 수분(受粉)하기 쉽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지들끼리 순종을 이어 간다면 종의 생명력이 취약해지며 언젠가 멸종한다.
인간도 자기 순혈적 영역에서만 머문다면 취약한 우물안 개구리가 된다.
다양한 생각들을 폭넓게 가진 잡종(hybrid)인 건강한 우물밖 개구리가 되어야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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