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76)내가 도저히 기획창의 못하는 분야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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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5 11:19 | 최종 수정 2020.04.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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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 17. 내가 도저히 기획창의 못하는 분야
나는 중학교 졸업할 무렵 동네 형한테 간단한 코드와 주법을 배운 후 금방 기타 치며 노래 부를 수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가을 소풍 장기자랑 때 박스 탑스의 ‘The Letter’를 불렀다.
나의 공연 데뷔곡인 셈이다.
그렇게 기타는 내 삶에서 아주 중요한 반려 악기가 되었다.
최근에는 프로콜 해럼의 ‘A whiter shade of pale’을 연습 중이다.
다음 어느 공연이건 이 노래를 부르려 한다.
아무튼 전자는 ‘Box Tops’’라는 강력한 이름의 미국 밴드 음악답게 에너제틱하며, 후자는 ‘Procol Harum’이라는 현학적 이름의 영국 밴드 음악답게 프로그레시브하다.
둘 다 1967년작인데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모두 참 멋진 곡들이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 기획창의한들 이런 곡들을 절대 만들 수 없다.
내 분명한 한계를 알기에 내가 작곡하지 않는 이유다.
세상에는 내가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멋진 음악들이 너무도 많다.
나는 덕분에 멋진 노래를 부를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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