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80)돌대가리로 용케 하는 기획창의

박기철 승인 2020.04.09 19:14 | 최종 수정 2020.04.09 19:21 의견 0
내 머리 모양을 많이 닮은 저 돌
내 머리 모양을 많이 닮은 돌.

셋 – 21. 돌대가리로 용케 하는 기획창의

암자로 들어가는 산길에 눈에 띄는 돌이 있었다.
얼룩진 동그란 돌 모습이 세월의 모진 풍파를 많이 겪은 듯하다.
발에 채이는 보잘 것 없는 돌 하나에도 수억, 수천만 년이나 하다못해 수만, 수천 년의 역사가 있다.
저런 모양의 돌이 되기까지 여기저기 돌고 돌았을 것이다.
돌기에 돌이다.
돌과 돌다는 어원이 같겠다.

우리식 한자로 乭(돌)이라 쓰지만 돌은 순우리말이다.
바다에서 유난히 팔딱팔딱 돌기에 돌고래가 아닐까싶다.
아가도 1년 12달이 돌아오면 돌 잔치를 한다.
허나 인간들은 돌을 가지고 못된 낱말들을 많이 만들었다.
돌은 품질이 낮거나 수준이 떨어지는 것임을 나타내는 접두어로 쓰인다.
돌팔이, 돌중, 돌배가 그렇고 돌아이인 또라이도 그렇다.
돌이 뭘 어쨌길래?
내 머리 모양이 저 돌을 많이 닮았으니 내 머린 돌대가리다.
돌대가리로 기획창의가 어쩌지 저쩌니 논하니 좀 우습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