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73)나의 삐딱한 본성과 삐따기 정신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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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8 13:29 | 최종 수정 2021.01.1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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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 5. 나의 삐딱한 본성과 삐따기 정신
나는 뺑뺑이 2기로 운이 좋아 당시 최고 명문이던 서울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공부보다 음악을 즐겼다.
기타 치며 노래 불렀다.
행동은 삐딱했다.
구두는 늘 꺾어 신고 다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생활기록부에 ‘성실치 않음’이라고 썼다.
졸업앨범을 보니 그 삐딱한 끼가 완연하다.
15반×60명=900여 명 동창 중 나만 교복 상의 호크(hook)를 안 채우고 찍었다.
9반 친구 60명 중 나만 학교 마크를 가리며 모자를 삐딱하게 팍 눌러 썼다.
겉 모습만 저리 삐딱했지 속은 악동 깡패와 거리가 먼 순둥이 순동(純童)에 가까웠다.
나의 그 천부적 본성인 순진한 삐딱함은 어디로 사라지지 않는다.
때문인지 덕분인지 이렇게 기획창의랍시고 삐따기 정신으로 삐딱한 생각들을 펼치는 걸까?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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