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337)밤의 야경보다 중요한 대낮의 전경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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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5 18:31 | 최종 수정 2021.01.1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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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둘 – 3. 밤의 야경보다 중요한 대낮의 전경
하늘 천이 들어간 순천(順天)이 고차원적 지명이라면 순창(淳昌)은 이름처럼 순박(淳朴)한 이름이다.
개인적으로는 순창이라는 지역명이 더 마음에 든다.
때묻지 않은 순박함! 그런 이름 덕분일까?
순창의 특산물은 고추장이다.
메주로 간장을 만들고 남은 된장에 고춧가루 등을 넣고 고추장을 만든다.
간장-된장-고추장은 하나로 이어진다.
순창의 메인 도로 이름이 고추장로가 아니라 장류로(醬類路)인 까닭이다.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장류로를 따라 3km가량 밤길을 걸으니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이다.
밝은 낮에 왔으면 좋으련만 껌껌한 밤에 오니 썰렁하다.
형형색색의 불빛으로 밤을 밝히는 공원의 야경이 먼저 눈에 띈다.
밤의 야경을 멋지게 만들려고 기획창의하기보다 대낮의 전경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우선이다.
공원 옆으로 기능인들이 나름의 전통비법으로 장류를 만든다는 40여 가구의 민속마을이 있었다.
나중에 낮에 올 때 야경보다 대낮의 전경이 더욱 아름다운 마을이길 바랬다.
순창이라는 이름처럼…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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