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351)절묘한 시장명과 아쉬운 표지판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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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22:09 | 최종 수정 2021.01.1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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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둘 – 17. 절묘한 시장명과 아쉬운 표지판
전남 담양(潭陽)하면 대나무가 떠오른다.
충북 단양(丹陽)하니 단양팔경이 떠오른다.
어느 지역이든 경치좋은 팔경을 제각각 꼽을 수 있겠지만 단양팔경과 같은 경우는 드물다.
물론 관동팔경이 있지만 북한땅 통천에서 경북 울진 아래 평해까지 동해안 300여km 길게 늘어선 여덟 곳을 일컫는 말이라 지역이 넓다.
하지만 단양팔경은 단양군에 몰려 있다.
단양역에 내려 남한강을 둥글게 끼고 도는 단양읍까지의 길은 아름다웠다.
고수대교 건너에 고수동굴(古藪洞窟)이 있었다.
고수대교를 다시 건너려니 1km 지점에 단양 구경시장이 있단다.
구경하기 좋아 구경시장인 줄 알았다.
알고보니 단양팔경 다음에 구경(九景)이라 구경시장이란다.
단양팔경의 고장인 단양에 어울리는 네이밍이다.
누군가 기획창의를 절묘하게 아주 잘 했다.
다만 구경시장의 구경 아래 九景이라고 한자가 있으면 뜻이 명료해진다.
일부러 시장 구경하라고 뺄 수도 있지만 있는 게 단양팔경 단양답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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