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72) 반음들의 평등을 이룬 무조음악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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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6 13:31 | 최종 수정 2021.04.1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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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음악에는 조성(tonalty)이 있다. 그런데 일부러 조성을 없앤 괴랄 괴상 괴팍한 음악이 있다.
바그너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한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 1874~1951)는 화음을 해체하고 조성을 파괴하며 무조음악을 창조하기보다 제조했다. 12음계에서 12음들 간의 종속적 차별을 없애 평등하게 사용했다. 으뜸화음(Tonic) 딸림음(Dominant) 버금딸림화음(Sub-dominant) 등을 없애며 모든 반음들까지 동등하게 나오도록 작곡했다. 한 옥타브 내 12개 음들 모두에 균등한 자격을 주었다. 이 12음 기법으로 역행 전위 반사 상승 하강시켜 인위적 조직적 논리적 기계적 산술적 규칙적으로 배열한 후 작곡했다. 각각의 음들은 수의 나열인 수열이기에 음열주의라 했다.
추상미술도 있는데 추상음악도 가능할까? 귀로 듣는 음악은 눈으로 보는 미술과 다르다. 무조음악을 현대판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던데…. 내 견해로는 음악적 실험도 아닌 치기(稚氣)적 장난같다. 작곡 아닌 조립이다. 12음들의 평등이 아니라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음악의 본질이다. 반음이 음악을 온통 좌지우지한다지만 선과 도를 넘으면 더 이상 음악이 안 된다. 이런 기괴하며 해괴망칙한 음악의 창시자 쇤베르크조차도 말년에는 무조 음악을 멀리 했다던데 그럴 만도하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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