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74) 단순한 매력이 있는 모드음악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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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6 13:41 | 최종 수정 2021.04.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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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즐기는 음악은 거의 대부분 99% 이상 조성음악이다. 긴장과 이완, 불안과 안정, 이탈과 정착이 돌아가는 음악이다. 가령 C장조에서 CM7인 으뜸화음이 이완 안정 정착이라면, 버금딸림화음인 FM7이나 딸림화음인 G7은 긴장 불안 이탈이다. 조성음악에선 사용하는 코드들마다 기능적 화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1%도 안 되는 아주 작은 범위에서 이러한 조성이 없는 음악이 있다. 바로 비조성음악인 모드 음악이다. 중세시대엔 지역별 모드에 맞춘 비조성 음악이 자연스러웠는데 조성음악이 절대적 보편일반화 된 지금은 일부러 그런 비조성음악을 만든다.
이 때 쓰이는 화음이 모달 하모니(Modal harmony)다. 일부러 긴장 불안 이탈의 딸림화음을 피해서 작곡한다. 코드에 기능적 화성은 없다. Ⅱ-Ⅴ-Ⅰ처럼 종지(cadence)로 진행하는 해결감도 없다. 다만 토닉 코드와 그 모드에서 특징음이 들어 있는 억양(cadence) 코드를 중심으로 연주한다.
단 디미니쉬드 코드는 특징음이 있어도 사용하지 않는다. 반음의 묘미도 없다. 그러니 음악이 단순하다. 그런데 그 단순함에 오히려 묘한 매력이 있다. 우리 복잡한 삶에도 모달 하모니처럼 단순한 게 확 끌릴 때가 있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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