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78) 코드가 내는 목소리인 보이싱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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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2 15:23 | 최종 수정 2021.04.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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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서 보이싱은 코드가 내는 소리다. 같은 코드라도 코드톤 배열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소리가 다르다. 가령 CM7 코드일 때 코드톤은 도-미-솔-시인데 미를 베이스로 잡으면(CM7/E) 인버젼 1, 솔을 베이스로 잡으면(CM7/G) 인버젼 2, 시를 베이스로 잡으면(CM7/B) 인버젼 3인 슬래시 코드다. 한 옥타브 안의 닫힌(closed) 코드다.
인버젼 1에서 위로부터 1번째인 도를 베이스로 낮추면(drop 1) 그냥 원래의 CM7이 되니 낮추는 의미가 없다. 인버젼 2에서 위로부터 2번째인 도를 베이스로 낮추면(drop 2) 도로부터 한 옥타브 위의 음인 미를 톱 노트로 가진 오픈 보이싱이다. 인버젼 3에서 위로부터 3번째인 도를 베이스로 낮추면(drop 3) 도로부터 한 옥타브 위의 음인 솔을 톱 노트로 가진 오픈 보이싱이다.
왜 드롭 2나 드롭 3 코드를 치며 비범한 캄핑(comping) 연주를 할까. 왜 굳이 복잡하게 이런 요상한 코드를 잡을까? 코드가 내는 색다른 소리를 내는 목적도 있지만 코드 전개에서 톱 노트의 코드 전개인 보이스리딩을 위해서다. 특히 톱 노트가 반음으로 이어지면 유려하게 들린다. 새로운 보이싱을 위한 뮤지션들의 노력은 한도끝도 없다. 경의를 드릴 만하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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