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인문생태시 181 - 미련한 청소부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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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7 23:01 | 최종 수정 2021.10.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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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청소부
자칭 내 청소관할구역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종량제 봉투 100리터 채우는데 10분 걸렸다
그럴 만큼 쓰레기가 무지하게 많다는 뜻이다
그렇게나 많아요 하겠지만 그렇게나 많아요
쓰레기에 관심을 가지며 밑을 보면 그렇다
다 주우려면 봉투 서너 개 더 필요하겠다
저 담벼락 위에는 정말 무서울 정도로 많다
혼자 줍기엔 감당이 안될 정도로 엄청나다
옛날에 어떤 현인이 喫虧是福이라 했던가
내 손이 더럽혀지더라도 조금씩 다 주워야겠다
우리 동네 사람들이 기분좋게 다닐 수 있도록
또 버려지면 또 주워야지 어떻게 하겠노
나라도 줍는 게 대책이라면 대책이다
깨끗해져야 안버린다는 신념이 있어서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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