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야생화 / 박미서
박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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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5 03:41 | 최종 수정 2019.04.05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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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 박미서
하얀두건의 둑길에
눈 멀어도 좋을 이름,
엷은 연록 눈매의 백리향
한 송이 구름 노니는 호숫가에
밝은 인정의 별들,
반복하는 소리의 꽃
은은히 들렸다
안 들렸다 하는
모래들의 밀물
서사시의 나뭇가지 뻗어
별자리 변화들을 적듯이
폭풍우 이름없이 스쳐가고
이미 피어난 하늘빛
잠잠히 일렁이다가
사잇줄에 번지는 향기
조약돌에서
진흙바위까지
저마다 닿을 강인한 곳
분홍볕 읊조리는 꽃
닳지 않을 길잡이 눈
펼치는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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