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단풍잎의 비가 - 박상호
박상호
승인
2021.10.05 20:00 | 최종 수정 2021.10.0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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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의 비가
박상호
마지막 정열을 불사르는 죽음의 불꽃이여
그대는 작열하는 極光보다 찬연하구나
마지막 생명을 불사르는 죽음의 불꽃이여
그대는 타오르는 聖火보다 강렬하구나
오! 아리따운 진홍의 마술사여
애틋한 석별의 정감이 응어리져
이리도 붉은 울음을 꽃 피웠으매
저무는 가을을 보내기 싫은가 보다
오! 아리따운 진홍의 마술사여
간밤 보석처럼 빛나는 별님
이 별님을 이리도 간절히 동경하여
至純한 별꽃으로 피어남인가
오! 아리따운 진홍의 마술사여
그대는 죽음을 예찬한 위대한 시인인가
죽음의 강렬한 군무를 홍학처럼 접으며
바닥에 한잎 두잎 붉은 양탄자를 짜고
하루의 마감을 서러워하는 노을처럼
이젠 가을의 마감을 서러워하며
가을의 노을로 붉게 피었나니
이젠 그대가 슬프게 스러지면
조종도 조곡도 없는 쓸쓸한 임종이어라
영겁의 침묵, 깊은 잠이어라
하지만 선녀의 질투, 무서리만이
자장가처럼 그대의 깊은 잠을 두드리고
하이얀 백설이 그대에 꿈처럼 스미리니
가을의 소중한 추억과 회한을 잊지 말고
윤회의 섭리가 다시금 그대의 혼을 두드릴제는
그대여 다시금 화안한 미소를 꽃피우소서
그 옛날 슬픈 영광으로 다시금 부활하소서
아리따운 진홍의 단풍잎이여
그대가 타종하는 비애의 여음만으로도
내 시혼에 강렬히 파문을 일으키니
어찌하리요
가눌 길 없이 샘솟는 슬픈 영탄의 선혈을
오! 흩어지는 별꽃 진홍의 비애여
내 흩뿌리는 선혈의 시혼을
그대의 양탄자 위에 소중히 담아
고운 무늬의 애틋한 수를 놓으소서
◇박상호 시인은
▶열린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제22회 시의 날 우수상
▶한국바다문학상 본상
▶부산문인협회 부산문학상 특별상
▶시집 : 『동백섬 인어공주』 『내 영혼을 흔드는 그대여』 『피안의 도정』
▶부산시인협회 부이사장
▶열린시학 수석 부회장
▶부산문인협회 부회장
▶국제PEN클럽 한국본부이사
▶(사)한국산업경제학회 산업경제대상
▶'아미산 전망대' 부산다운 건축 대상
▶자랑스런 한국인대상 사회발전공헌 부문 건설대상
▶현 (주)신태양건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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