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백합 - 박상호

박상호 승인 2021.08.26 09:52 | 최종 수정 2021.08.26 10:05 의견 0

백합
                         박상호

 

헤라여신의 감미로운 모유가
어찌 이토록 아리따운 순백으로 승화되었는가
첫사랑 연인을 그리워하듯
그대를 동경하여 길고 긴 기다림 끝에
열여섯 소녀의 비밀스런 순정을 드러내듯
수줍은 꽃망울을 살포시 열제
고혹적인 향기 시방에 가득하고
비로소 순백의 향연이 시작되었네

뼈저린 통한의 비애로
진주같이 흘린 이브의 비루가
어찌 이토록 순결한 천사로 변모했는가

내 영혼의 우상 순수의 화신이여
알 듯 모를 듯 수줍은 미소만 흘리고
짙은 여운을 남기는 향기만 흩뿌리매
내 가슴은 붉은 노을로 타오르네

하지만 그대는 백설처럼 지순하여
정녕 가까이 갈수록 더욱 멀고녀
단지 홀로 그리워하고 갈앙하건만
그토록 오랜 기다림 끝에
눈부시게 하이얀 의상으로 나타나
잠시 순백의 눈웃음으로
내 영혼을 루비빛으로 고동치게 하고는
간밤에 몰아치는 폭풍우 속에
가벼운 작별인사도 없이 사라졌으니
너무도 짧은 순백의 향연이여

그대를 동경하고 흠모하는 마음
그대가 정녕 어찌 알리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참고 기다리는 것
타는 목마름으로 그대를 갈앙하리니
다시금 견우와 직녀가 밤하늘을 수놓을제
그대 우아한 하이얀 의상으로 나타나
순결하고 고혹적인 향기를 흩뿌려주오

# 후기 : 헤라여신의 젖이 땅에 떨어져 백합이 피어났다는 신화.
추방당한 이브의 눈물이 백합으로 피어났다는 전설이 있다.

 

박상호 회장

◇박상호 시인은
▶열린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제22회 시의 날 우수상
▶한국바다문학상 본상
▶부산문인협회 부산문학상 특별상
▶시집 : 『동백섬 인어공주』 『내 영혼을 흔드는 그대여』 『피안의 도정』
▶부산시인협회 부이사장
▶열린시학 수석 부회장
▶부산문인협회 부회장
▶국제PEN클럽 한국본부이사
▶(사)한국산업경제학회 산업경제대상
▶'아미산 전망대' 부산다운 건축 대상
▶자랑스런 한국인대상 사회발전공헌 부문 건설대상
▶현 (주)신태양건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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