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 나눠봅니다.
과학 인사이드
과학교양서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인데요.
웹진 인저리타임 조송현 대표와 함께 합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01. 자.. 지난주부터 이 시간에
현대과학의 정수 양자론을
교양 차원에서 다뤄보는
어쩌면 불가능한 도전을
야심차게 해 보고 있습니다.
양자론 오딧세이..
오늘도 욕심내지 않고
한 걸음만 떼보도록 하죠.
자.. 지난주 양자란 무엇인가..
짚어보다가
오늘로 바통을 넘겼는데.
핵심만 좀 추려볼게요.
양자론이 어려운 이유..
이게 우리의 상식과 직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대한 과학자들조차.
이걸 받아들이기 꺼려했다..
그리고나서
양자가 뭔지
설명을 하다가
도중에 멈췄어요.
여기서부터 이어가볼까요?
자.. 양자가 뭔가요?
> 지난 시간에 양자, quantum은 양자는 원래
‘최소 단위 에너지 입자’라는 뜻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전자와 광자가 여기에 속합니다.
양자quantum의 quan은 양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나왔습니다.
영어 quantity(양)와 어원이 같습니다.
양자는 보통명사가 됐는데,
앞에서 말한 광자와 전자 외에도
중성자, 양성자 등 아원자(원자를 구성하는 입자)들이 포함됩니다.
물체를 구성하는 소립자들도 모두 양자들입니다.
02. 네. 더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 단위..
빛, 전자기파이기도 한 광자가
양자의 일종이다..
이 정도로
양자의 개념은 정리를 해 두고
다음은 어디로 갈까요?
> 네. 양자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용어가 탄생한 시대적 배경을
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19세기 중반 독일로 가보겠습니다.
당시 독일은 제철업이 성했는데요.
제철, 제련 과정은
용광로 내부 온도에 민감하게 좌우되는데
온도를 잴 방법이 없잖아요.
그래서 노련한 장인들이
용광로가 뿜어내는 빛의 색깔을 보고
온도를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감에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보다 정확하게 빛깔과 온도와의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생긴거죠.
그리고 또 하나가 전기산업인데요.
당시 전자기이론이 완성되면서
독일의 도시에는 가로등이 설치가 됩니다.
그런데 원래 쓰던 가스등과
막 개발된 전기등 중 어떤 것이 좋으냐에 대한
논쟁이 일었어요.
어느 쪽이 에너지 효율이 좋은지가
논쟁의 핵심이었는데..
이것도 결국 열을 받은 필라멘트가
내뿜는 빛 에너지가 어느 정도인가..
빛 에너지와 온도, 그리고 빛깔의 관계를
알아낼 필요가 생긴거죠.
이 문제를 이론적으로 밝히기 위해
1887년 베를린 제국물리학공학연구소가
설립이 됩니다.
03. 자..
여기까진 이해를 했어요.
온도에 따라 빛의 색깔이 변하는데..
이 연관관계를 정확히 알 수 있으면
산업적으로 활용도가 아주 높다..
그래서 국가연구소까지
세웠다 이 말씀이죠?
하지만 아직 양자역학과의
연결고리는 눈에 띄질 않는데..
이야기가 어디로 이어지는지..
좀 더 가볼까요?
> 네. 잘 정리해주셨네요.
일단 이 연구소에서
연구를 진행하는데..
이론물리학의 비상사태가 발생합니다.
이른바
흑체복사(blackbody radiation) 문제가 터진건데.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용어겠죠.
아주 쉽게 요약하면
용광로를 흑체라고 생각하고,
용광로에 작은 구멍 하나만 뚫려 있다고 가정을 합니다.
거기에서 나오는 빛이 흑체복사다..
일단 이 정도로만 설명하고 넘어갈게요.
이 용광로에서 나오는 빛이 실은 양자입니다.
용광로의 빛과 온도와의 관계,
또 가스등과 전기등의 광원 우수성을 비교하기 위해선
기준이 되는 ‘이상적인 빛’에 대한
에너지-온도-빛깔 관계 먼저 알아야 하는데
이 이상적인 빛이 바로 흑체복사입니다.
04. 그래서 이 연구소에서
이상적인 빛을 찾아냈나요?
흑채복사 문제가
물리학의 비상사태를 불러왔다는 건
무슨 얘긴가요?
> 당시 흑체복사 문제에 대한 이론적 해답을 제시한 사람은
영국의 물리학자 레일리와 진즈인데,
이들이 만든
복사에너지(방출되는 에너지) - 온도와의 관계 그래프가 있어요.
그런데 이게 실험 곡선과 맞지 않았던 겁니다.
- 레일레이-진즈 이론은 당시 완벽하다고 여겨졌던
맥스웰의 전자기이론과 볼츠만의 ‘에너지 등분배법칙’ 등
기존의 고전물리학에 입각한 것이기 때문에
이게 깨진다면 물리학계의 비상사태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거죠.
05. 그런데
이론과 실제가 어떻게 어긋난 건가요?
> 좋은 질문입니다.
예를 들어 용광로에서 나오는 빛 에너지,
흑체복사 에너지의 총합은 얼마일까요?
계산을 하지 않아도 무한대가 아니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 수 있죠.
왜냐하면 용광로 안에
무한대의 에너지를 발생시킬 재료를 넣을 수 없으니까요.
근데 레일레이 진즈 이론의 그래프에 따르면
무한대의 에너지가 나오는 겁니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06. 결국 고전물리학의 오류가 발견이 된 거네요.
> 맞습니다.
고전이론에 따르면 용광로에서 나오는 빛은 전자기파이고,
각 전자기파에는 똑 같은 에너지를 가집니다.
그런데 그 전자기파 숫자가 무한대입니다.
그러니 전체 에너지는 무한대가 될 수 밖에 없지요.
07. 이 문제를 해결한 게
결국 양자 개념이겠군요.
> 그렇습니다. 베를린대학의 이론물리학 교수였던
막스 플랑크라는 사람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 핵심 아이디어가 바로 양자였어요.
플랑크는 흑체로부터 방출되는 전자기파의 에너지가
극히 작은 알갱이들,
이른바 ‘에너지 양자’의 형태로 방출된다고 가정했어요.
이게 그 유명한 ‘양자 가설’인데..
이렇게 해서 최소 덩어리라는 의미의
양자란 용어가 물리학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됐습니다.
이 양자 가설에 따르면 에너지는
이 최소 덩어리의 정수배에 해당하는 값만 가질 수 있으며,
기본 덩어리의 0.3배, 1.7배와 같은 값은
존재할 수가 없어요.
예를 들면 특정 온도의 용광로(흑체)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의 에너지 할당량이 400원이라고 가정해보죠.
기존의 고전물리학에 따르면
무한대의 전자기파가 400원씩 나오기에
방출되는 에너지 양은 무한대가 됩니다.
하지만 플랑크의 에너지 알갱이 개념으로 따져보면,
에너지 양자가 1원짜리인 전자기파는
양자 400개를 매달고 운반하면 됩니다.
에너지 양자가 100원짜리인 전자기파는
4개의 양자 꾸러미를 실어 나르면 임무를 완수하게 됩니다.
하지만 에너지 양자 하나가 500원짜리에 해당할 정도로
진동수가 매우 큰 전자기파는
양자 한 개만 해도 할당량을 넘게 됩니다.
플랑크 가설에 의하면 이런 전자기파는
아예 존재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자기파는 진동수에 비례하는
최소단위 에너지 양자의 배수로만
에너지를 운반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입니다.
- 이 같은 이치로 용광로(흑체) 내부의 에너지에
기여할 수 있는 전자기파의 개수가 유한하게 줄어들고,
따라서 방출되는 전체 에너지양도
유한한 값이 되는 것입니다.
- 플랑크는 이처럼 과감한 가설을 바탕으로
흑체에서 방출되는
‘무한대의 에너지’라는
터무니없는 값을 유한한 값으로
현실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08. 네. 어려워지는데..
제가 이해한만큼 정리를 한 번 해볼게요.
흐르는 물이 사실은
원자라는 작은 알갱이로
구성돼 있는 것처럼..
에너지 역시
연속적으로 흐르는 양이 아니라,
한개 두개 세개
셀 수 있는
최소단위를 갖는
불연속적인 개념이다.
그 최소단위가 바로 양자다..
이 개념을 만들어서
고전물리학의 오류를
뛰어넘은 사람이 바로 막스 플랑크다.
어떻습니까? 맞나요?
> 네. 맞습니다. 그 정도면 훌륭합니다.
에너지를 불연속적인
단위로 파악하는 것.
역시 상식과 직관에 반하는 발상이죠.
재밌는 건 플랑크마저도
한동안 전자기파가 실제로 에너지 알갱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는 겁니다.
자신도 믿기 힘들 만큼 획기적인 발상을 한 거죠.
플랑크는 1900년 12월 14일에 열린
베를린 물리학회의 역사적인 모임에서
흑체복사 이론을 발표하는데요.
과학계는 이날을
양자물리학의 탄생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09. 네. 에너지는 흐르는 물이 아니고
셀 수 있는 알갱의 합이다.
그 최소단위가 양자다.
자.. 오늘은 이 정도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다음 시간도 ..
흥미로운 양자역학의 세계..
기대를 해 보죠.
과학인사이드,
지금까지
과학스토리텔러 조송현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pinepines@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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