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부산 과학 인사이드] 상식과 직관에 반하는 양자론 오디세이 (7) 슈뢰딩거 파동방정식

조송현 기자 승인 2022.06.19 11:45 | 최종 수정 2022.06.20 14:27 의견 0
220614(화) 상식과 직관에 반하는 우주관 오디세이(7) 슈뢰딩거 파동방정식
220614(화) 상식과 직관에 반하는 우주관 오디세이 (7) 슈뢰딩거 파동방정식

자.. 계속해서 
과학 인사이드 이어갑니다. 
과학스토리텔러, 
웹진 인저리타임의 조송현 대표와 함께 합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십니까!


Q1. 자.. 이 시간에는
현대과학의 정수 
양자론의 세계..
함께 돌아보고 있습니다. 
양자론 오디세이! 
지난 시간에 
'세상의 모든 것은 파동이다'
물질파 얘기를 들려주셨는데,
오늘은 어디로 가 볼까요?

>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입니다. 
방정식 하니까..
벌써 복잡한 수식이 연상되면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분들도 
계실텐데.. 최대한 쉽게 좀 풀어가 보겠습니다. 
사실 라디오 방송에서 
슈뢰딩거 방정식을 소개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일단 양자론 여행에 나선 이상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은 일단 좀 찍고 가야 할 것 같아서
주제로 올렸습니다.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은 
뉴턴의 운동방정식과 함께 
과학사상 가장 위대한 방정식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Q2. 네. 그 위대함의 한 자락이라도
느끼고 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걱정이 일단 밀려옵니다. 
그래도 믿고 따라가보죠. 
자.. 복잡한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먼저 슈뢰딩거라는 이름부터
좀 짚고 갈까요?
파동방정식은 생소하지만
그래도 고양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표현은
저도 들어본 적이 있어요. 

> 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역학의 마스코트와도 같죠. 
슈뢰딩거라는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양자역학과 좀 친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 그 유명한 고양이의 주인..
슈뢰딩거를 제대로 소개하지만
책 한 권도 모자랄 지경인데.. 
간단히 학문분야와 비학문 분야.. 
두 측면에서 소개를 해 보겠습니다. 

먼저 에르빈 슈뢰딩거는
오늘 소개할 파동방정식을 창안한 공로로 
1933년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자인데요. 

1944년에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써서
DNA의 비밀을 부는 데도 엄청난 공헌을 했습니다.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이 
바로 이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슈뢰딩거는 물리학 한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생물학과 화학은 물론 
회화, 고대문법, 철학, 특히 인도철학, 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한 
'융합 지식인'의 전형이었습니다.


Q3. 놀랍고도 부럽네요. 
그야말로 르네상스맨이었는데..
학문 외적으로도 
얘깃거리가 많은 사람이라구요. 

> 네. 비학문 분야에서의 슈뢰딩거.. 
이 분의 사생활도 워낙 흥미롭습니다. 

전기 작가 월터 무어라는 사람이 
<슈뢰딩거의 삶>이라는 책에서 
함축적으로 기술한 다음 대목을 읽어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슈뢰딩거는 현대물리학의 위대한 창시자들 가운데 
가장 복잡한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불의에 대해서는 열정적으로 싸웠지만, 
모든 정치적 행동은 경멸적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허세와 형식을 혐오했지만, 
영예를 얻고 상훈을 받는 것을 어린애처럼 즐겨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서로 동료라는 
고대 인도의 베단타 철학 개념에 몰두했지만 
모든 종류의 협동적 작업을 멀리했다. 
그의 지성은 명확한 추론에 바쳐졌지만, 
그의 기질은 프리마돈나처럼 폭발적이었다. 
그는 자신을 무신론자라고 공언하고 다녔지만 
항상 종교적 상징을 사용했으며, 
그의 과학적 작업은 신성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라고 믿었다. 
모든 면에서 그는 진정한 오스트리아 사람이었다.”

특히 이 분의 여성편력도 유명한데요. 
파동방정식을 창안할 당시
스위스의 유명한 휴양지 알프스의 아로사를 찾는데..
이 때도 부인이 아닌 묘령의 여인과 
동행했다고 하구요.  
학창시절부터 선정적인 연극을 좋아했다고도 하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행했던 
에로틱한 미술에도 심취했다고 합니다.


Q4. 연구실에만 틀어박힌
모범생 스타일은 확실히 아니었네요. 
일탈과 자유를 추구했던 괴짜..
그 인생 자체가 신비로운 양자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죠.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요?

> 제가 먼저 질문을 좀 드릴까요?
방정식이 뭘까요?


Q5. 글쎄요. 복잡한 수식 속에서 
미지수 x를 구하는 거 아닐까요?

> 네. 맞습니다. 좀 더 수학적으로 
정리를 하면
방정식이란 등호로 연결된 변수가 포함된 수식을
말해요. 
2X=4처럼 간단한 수식도 방정식이구요. 
등식을 만족하는 변수를 구하는 것을
방정식을 푼다..라고 하죠. 
그 변수의 값을 방정식의 해라고 부르구요. 


Q6. 네. 옛날 수학시간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2X=4..
중학교 1학년 수준의 일차방정식에서 
파동방정식까지 가는 길은
너무 멀어보이구요. 
오늘은 간단히 
이 방정식이 뭘 구하는 건지.
미지수에 해당하는 게 뭔지만
알려주시면 될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네. 파동방정식은 
물질파로 나타나는 전자 같은 입자(양자)를 기술하는 
수학공식입니다. 
원자 주변의 물질파(정상파)의 구체적 형태와 
진행 과정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이 방정식을 풀면 물질은 어떠한 형태의 파동을 가지고, 
그 파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진행하는지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 거시세계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물체의 운동 상태를 기술하는 
'뉴턴의 운동방정식'이 있는데,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은 
미시세계 버전인 셈이죠. 
물론 그 양태는 엄청나게 다르지만요.

파동방정식은 전자 같은 입자의 파동 형태와 
진행 과정을 표현한 
수학공식이라는 정도로 이해하겠습니다. 


Q7. 네.. 그러니까 
입자인 동시에 파동인 전자가 
어떤 형태의 파동을 갖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낼 수 있는 수식이 
파동방정식이다.. 
이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요?

> 그 정도면 충분하겠습니다.

 

Q8. 자.. 그런데 
이 파동방정식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건 아니라구요.  

> 그렇죠. 결정적인 것은 
드 브로이의 물질파 가설이었습니다. 
슈뢰딩거는 드 브로이의 물질파 논문을 
파동방정식 창안 1년 전인 1925년에 읽었다고 합니다. 
그해 11월 3일 아인슈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슈뢰딩거는 자신이 드 브로이 논문을 면밀히 읽었으며, 
그 의미를 이제 완전히 파악했다고 말하는데요. 
움직이는 입자는 
세계의 기초를 구성하는 복사파동 위로 솟아 나온 
일종의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 또 1922년께 
당시 물리학계의 베스트셀러였던 수학자 헤르만 바일의 
'공간-시간-물질'이라는 책을 읽고 
파동방정식 창안에 착수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전자를 비롯해서 파동처럼 행동하는 양자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파동방정식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Q9. 네. 과학의 진보라는 게  
한 사람의 천재가 단번에 
이뤄낸 성취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또 깨닫게 되네요. 
플랑크의 양자 가설에서 
아인슈타인의 광양자 가설. 
그리고 
드 브로이의 물질파 가설을 지나
슈뢰딩거 파동방정식까지
왔는데..
이후의 여정은 다음 시간에 
또 확인을 해 보죠. 

다음주도 
흥미로운 이야기 기대하겠습니다. 

자.. 지금까지 과학인사이드, 
과학스토리텔러 조송현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pinepine@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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