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와 우주. 중앙에 지구(yearth), 그 표면에 물(water), 그 위에 공기(aer), 불(fier), 그리고 달, 수성, 금성, 태양 등의 구가 그려지고, 그 위에 투명한 창궁(cristalline firmament)의 구가 있고 가장 윗부분에 제1동자(primum mobile)를 표시했다. 16세기 그림. 출전: 과학의 탄생(동아시아).
아리스토텔레스는 천상 세계의 물체는 완전한 원소인 에테르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천체들과 이들의 운동법칙은 불완전한 지상의 물체가 따르는 법칙과는 다르다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피타고라스과 플라톤의 수학적, 기하학적 우주관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천상의 완전한 물체들은 모두 구이며, 이들의 운동은 완전한 원궤도를 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천상의 세계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운동의 원인을 소급해가면서 운동의 궁극적인 기원, ‘최초로 움직임을 일으키는 것’(원동자 元動者, the Prime Mover)라는 개념에 도달했습니다. 그는 이 원동자를 ‘영원한 원운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즉 이것이 항성천의 일주운동과 행성, 태양, 달의 원주운동을 무한히 일으키는 것이라는 겁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또 ‘형이상학’에서 “하늘에서 운행되는 신적인 모든 물체(천체)를 움직이는 이 원동자, 혹은 ‘부동의 동자(the Unmoved Mover)’야말로 운동의 궁극적인 원리로서 ‘영원한 최고 선(善)인 신’에 다름 아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여기서 ‘부동의 동자’는 자기 자신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다른 것들을 움직이는, 최초의 움직임을 일으키는 원동자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는 곧 ‘운동의 제1원인’으로 제1천(항성 천구)을 움직이고, 다시 제1천에 의해 행성과 태양, 달이 차례로 움직여지며, 이들의 움직임에 의해 지상에 사계절이 생기고 대기의 순환이나 기상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려낸 우주와 세계 운행의 원리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우주론: 원동자 = 부동의 동자 = 운동의 제1원인 = 종천구 운동 = 신 (?)
아리스토텔레스는 동심 우주 모형을 물리학, 형이상학과 연결하면서 자신의 철학 체계의 근간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우주의 모습을 구로 생각하고 우주를 천상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로 나누었습니다. 지상의 세계는 흙, 물, 공기, 불의 4원소로 이루어져 있고, 천상 세계는 지상의 구성 물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제5의 원소인 에테르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원소들은 각각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고유한 특성이 물리 법칙을 결정하며, 따라서 지상 세계의 물리 법칙은 천상 세계의 그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의 물리학 지식은 지금과 매우 다르지만, 물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체계에서 떼어낼 수 없는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천체모형은 플라톤과 에우독수스의 모형을 더욱 발전시킨 것입니다. 그도 천체가 우주 공간에 떠 있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천체들은 수정과 같이 투명한 천구에 붙박여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투명한 천구가 회전함으로 인해 인간의 눈에는 천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지요.
이 아이디어는 플라톤의 제자 에우독수스가 맨 처음 제기한 것입니다. 이 모형에 따르면 지구를 중심으로 달의 천구를 시작으로 금성-수성-태양-화성-목성-토성 순서로 천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행성 천구 바깥에는 항성들이 붙어 있는 항성천구, 그 바깥에는 종천구가 있습니다. 종천구는 항성천구에 회전운동을 전달해줄 뿐 아니라 모든 천구와 우주 전체를 관할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원인 없는 운동이란 없다고 믿었으므로, 천구를 움직이려면 그 바깥쪽 천구가 회전운동을 안쪽으로 전달해주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은 필연적으로 ‘종천구는 누구에 의해 움직이는가.’라는 의문을 낳게 마련입니다. 이는 스스로는 움직이지 않지만 다른 천구를 움직이도록 하는, ‘부동의 운동자’ 혹은 원동자(元動者)입니다. 원동자는 후에 기독교 사상에 의해 우주에 최초의 힘을 준 신으로 변모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우주관: 우주의 중심에 지구, 천계의 끝에 종천구 = 유한 우주 전제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는 필연적으로 유한합니다. 우주에 중심(지구)이 있다는 설정 자체가 논리적으로 유한한 우주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무한하다면 '중심'을 설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종천구가 천계의 끝에 있다는 생각도 유한 우주를 설정한 것입니다.
그의 물질 이론은 천체에도 적용됩니다. 달의 천구 아래에 있는 지상계는 4원소인 흙, 물, 공기, 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달의 천구를 포함해 그 위의 하늘 세계는 완전한 원소인 제5원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천체는 썩는 일이 없이 영원하고, 그 운동은 원형이며 한결같습니다. 지상에는 생성과 소멸이 있고, 지상의 운동은 지상의 일체의 현상처럼 시작과 종말이 있는 직선운동입니다.
천체는 언제나 정해진 천구 안에 있지만, 지상의 물체는 그렇지 않고 끊임없이 그 본연의 장소로 돌아가려고 힘씁니다. 천체는 모두가 지상의 그 어느 것보다도 고귀하다고 여겨졌습니다. 우주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질수록 한층 더 그 완전성을 더해 간다는 것입니다. 천계 중 달은 완전성이 제일 떨어지고, 달 표면에 얼룩이 져 있는 것은 그 증거다. 한편 항성천구와 종천구는 완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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