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 끈이론에 근거...저널 'High Energy Physics' 게재
블랙홀은 거대한 퍼즈볼(fuzzball)이다!
퍼즈(fuzz)가 솜털이란 뜻이니 퍼즈볼은 테니스공처럼 털이 보송보송한 공이라는 뜻이다. 이 단어의 출처는 끈이론(string theory)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사미르 마투르(Samir Mathu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최근 끈이론에 근거해 ‘블랙홀은 끈으로 이뤄진 거대한 퍼즈볼'이라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저널 ‘고에너지 물리학(High Energy Physics)’에 실렸다.
끈이론에 의하면 블랙홀은 작은 끈들로 만들어진 거대한 퍼즈볼이다. [오하이오주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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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블랙홀은 방화벽(firewall)을 둘러치고 빨려드는 모든 물체를 태워버리는 무시무시한 게 아니라 만질 수 있는, 실로 만든 보송보송한 퍼즈볼이다.
이 블랙홀은 중력에 의해 빨려드는 물체를 태워버리는 대신 물체를 빨아들인 만큼 몸집을 키운다. 다시 말하면 블랙홀에 떨어지는 물체는 블랙홀의 일부가 된다.
연구팀의 이 같은 이론은 끈이론을 바탕으로 세워졌다. 끈이론은 우주의 소립자를 0차원의 점 입자로 보지 않고 1차원의 끈(string)이라고 전제한다. 이 끝은 진동하는 에너지의 묶음으로 생각할 수 있다.
끈이론에서는 블랙홀도 우주 끈(cosmic string)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바로 끈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퍼즈볼이다. 퍼즈볼 블랙홀은 기존 블랙홀의 특이점(singularity) 문제를 해소한다. 특이점은 고에너지가 한 점(0차원)에 집중된다는 문제를 안고 있는데, 퍼즈볼을 이루는 스트링은 에너지를 가진 1차원의 입자이기 때문이다.
퍼즈볼 블랙홀은 물리학자들의 골칫거리인 ‘정보 역설(information paradox)’과 ‘방화벽 역설(firewall paradox)’을 해소한다.
정보 역설은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유산인 ‘호킹 복사’의 부산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974년 호킹은 ‘호킹 복사’ 이론을 발표, 물리학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호킹 복사는 블랙홀에 들어간 물체가 호킹 복사로 날아간다면 그 물체가 갖고 있던 정보는 어디로 갔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 같은 정보 손실은 ‘정보는 창조되지도 파괴되지도 않는다’는 양자역학의 원리에 위배된다. 물리학계는 이를 ‘정보 역설’이라 부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다.
마침내 2012년 캘리포니아대학(산타 바바라, UCS)의 물리학자 폴친스키 등이 “호킹 복사는 정보를 보존할 수 있다”며 ‘정보 역설’ 해소를 주장하고 나섰다. ‘호킹 복사’의 경우 복사가 블랙홀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에 격렬한 에너지 방화벽(firewall)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방화벽은 양자 얽힘 현상과 양자장론에서 도출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방화벽은 일반상대성이론의 등가원리에 위배된다. 이에 따르면 사건의 지평선 근처 시공간은 부드럽게 연결되어 있는데, 사건의 지평선에 둘러쳐진 격렬한 방화벽은 이에 어긋난다. 폴친스키 등은 호킹 복사의 에너지 손실 문제를 해결하려다 새로운 ‘블랙홀 방화벽 역설(black hole firewall paradox)’을 만들어낸 것이다.
연구팀은 퍼즈볼 블랙홀에서 정보를 보존하는 방법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정보 역설이 기술적으로 해소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또 ‘호킹 복사’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방화벽의 존재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밝혔다.
마투르는 “방화벽 논쟁은 사건의 지평선을 통해 떨어지는 것이 타오르는 것을 증명하는 빠른 방법처럼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그러한 논증이 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블랙홀 지평선과 내부에서 무슨 일일 일어나는지는 끈이론에한 상세한 계산에 의해 파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Journal of High Energy Physics, Can we observe fuzzballs or firewalls?
Science Alert, Imagining Black Holes as Giant Fuzz Balls Might Just Solve Some Major Physics Dramas
USA TODAY, Scientists claim black holes are just giant, harmless balls of fuzz(동영상)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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