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 두 정상은 비공개회담을 갖기도 했다. /CNN 방송 캡쳐
제1단계 ‘해킹의혹’, 제2단계 ‘대통령선거 개입의혹’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은 전혀 대통령답지 않다. 적어도 우리가 보아온 전임 대통령들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그렇다. 1987년에 출간한 그의 저서 『협상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은 뉴욕 부동산 세계에서 자신의 부상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이 책은 그의 사고방식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그는 게임에 크게 자극 받고, 게임에 이기기 위해서 세차게 몰아붙인다. 부동산 세계에서 재정적 이익을 위해 협상하는 것은 게임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돈은 아주 진지하게 취급한다.
일반적으로 유엔 총회에서 연설은 매우 ‘외교적’이다. 한데 트럼프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김정은을 ‘로켓맨’(Rocket Man)으로 언급하면서 ‘철저하게 파괴할 것’(totally destroy)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반응도 가당찮다. 김정은은 트럼프를 ‘정신적으로 미친 미국 노망난 늙은이’(mentally deranged US dotard)라고 응수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다. 비상식적인 트럼프 김정은 두 사람 사이의 ‘말폭탄’의 난비로 인해 한반도의 분단 리스크는 높아만 간다.
이런 와중에서 미국 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얼추 1년간에 걸친 <러시아 게이트>는 어떻게 진전되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트럼프 탄핵은 이뤄질 수도 있지 않을까?
마침 일본의 시사월간지 《세계》 2017년 10월호에 “<러시아 게이트>가 드러낸 미국 사회”라는 이시고오카 켄(石鄕岡 建) 기자의 글을 읽었다. 트럼프와 ‘러시아 게이트’ 그리고 이를 통해 드러난 미국 사회의 분열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국과 세계를 이해하는 지평을 넓히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2회에 걸쳐 번역하여 소개한다.
미국의 신정권 수립과 ‘의혹’
금년 초, 트럼프 미대통령정권이 발족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새 대통령의 출현이고,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에, 세계는 크게 당혹하게 되었다. 미국 사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분열되고, 대통령으로서의 적격성과 정통성이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급부상한 것이 <러시아 의혹>이라 불리는 러시아 정권에 의한 내정간섭・미-러유착에 대한 의심이다. 예측불가능하고, 상궤를 일탈한 미 대통령의 행동의 이면에는 러시아가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러시아 쪽에서 보면 이 ‘러시아 의혹’에 대해서 완전히 다른 이해를 하고 있다. ‘의혹’의 존재 자체가 괴이쩍고, 미국 사회의 혼란과 분열에 의한 집단 히스테리 현상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애초 발단은, 작년 미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민주당전국위원회의 메일 박스에 누군가가 침입하여, 비밀 메일을 훔쳐간 일이었다. 민주당 전국위원장이 유력후보인 클린턴 씨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밀기 위해, 불공평한 행동을 하였다는 의혹이 일어나고, (이런 사실이) 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에 폭로된 것이다.
전국위원장은 사임 압력을 받게 되었다. 클린턴 후보는 사건의 배후에는 러시아의 해킹(hacking. 컴퓨터 침입)이 있었다고 비판하고, 미 수사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게다가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씨를 ‘푸틴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의혹>의 발단이고, 제1단계는 ‘해킹의혹’이라 불렸다.
그 뒤에 영국의 전 정보기관원이라는 인물이 “트럼프는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고급 호텔에서 창녀들을 불러들여 야단법석을 떨었고, 그 상황이 러시아 정보기관에 촬영되어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꼭두각시 설>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언이 되었다.
이 사건 보도에 대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크(fake. 거짓정보)다’ 고 기자 회견장에서 분노를 터뜨렸고, 정보를 유통시킨 매스컴을 매도했다. 이 매도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전 세계에 방영되었다. 현재, 이 고급 호텔의 야단법석 사건을 이야기하는 관계자는 거의 없게 되었고, ‘페이크’인지 어떤지는 불명인 채로 남아 있다.
한편,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민주당전국위원회의 ‘해킹’ 사건에 관해, 러시아 국내에는 다수의 해킹 집단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그 모두를 콘트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며, ‘국가 차원의 해킹 행위는 하고 있지 않다’고 부정했다. 그 입장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이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해킹’ 소동 당시 미 대통령 선거는 클린턴 후보의 압도적 우세 상황이었다. 유력 매스컴도 그 태반이 ‘클린턴 승리’를 예상하고, ‘클린턴 압승’이라고 보도한 신문도 있었다. 이 매스컴 보도를 받아들여 세계 대다수 사람들은 클린턴 새 대통령의 출현을 기다리게 되었다. 푸틴 대통령도 그 중 한 사람으로서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고 후일 증언하고 있다.
작년 10월의 선거는 막상막하의 싸움이어서 근소한 차로 트럼프가 승리했다. 미국 유력 매스컴의 태반이 ‘대오보’를 한 것이다. 민주당 진영은 ‘트럼프의 승리는 믿을 수 없다, 생각할 수도 없다’ 라며 쇼킹 상태에 빠졌다.
선거결과를 결정지은 것은, 종래는 민주당 지반이었던 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 등 미 북동부 선거구가 압도적으로 공화당 트럼프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인 결정적이었다. 배경에는 구 철강・자동차 공업지대가 경제 불황에 빠져들어, ‘녹슨 공업지대’라 불리는 실업・빈곤 문제 지역으로 전락해 갈 곳 없는 불만이 들끓고 있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리버럴파와 민주당 진영은 트럼프 씨의 승리를 받아들일 수 없어 ‘부정 선거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 범인은 러시아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러시아의 미대통령선거 불법개입’이라는 비판의 전개이다. 유력 매스컴은 이런 움직임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시작한다.
<러시아 의혹>의 제2단계이고, <대통령선거 개입의혹>의 발단이다.
이 러시아의 대통령선거 개입의혹에 관해, 푸틴 대통령은 ‘개입하지 않았고, 어떻게 개입할 수 있단 말인가’고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며, ‘해킹 같은 수단으로 선거인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미국은 바나나 공화국(외국에 간단히 지배되는 중남미와 같은 작은 나라를 의미)인가’ 하고 물으면서, ‘그렇게 간단히 미국의 민주주의가 붕괴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던졌다. (후편으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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