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22) - 엄마에게도 영향을 주었을 클리프 리처드 내한 공연

소락 승인 2021.02.03 19:19 | 최종 수정 2021.02.03 20:21 의견 0
클리프 리처드 공연장에서 열광하는 관객들과 당시 클리프 리처드

1969년! 인간이 달 착륙을 했었던 역사적 해다. 그 해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뉴욕 북부의 베델평원에서 미국 대중음악사의 커다란 획을 긋는 우드스탁 페스티벌(The Woodstock Music and Art Fair)이 열렸었다. 1969년은 ‘호텔 캘리포니아’라는 노래의 가사에도 나오는 ‘나인틴식스티나인’의 해다. 아마도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던 해일 것이다.

바로 그 해 한국 음악사에서도 길이길이 남을 대사건이었다. 1969년 10월 17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시민회관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영국 가수인 크리프 리처드(1940~)의 공연이 열렸다. 신문기사에 의하면 전무후무한 팬들의 열광이 있었다. 공연장에 온 여성팬들은 크리프 리처드가 노래를 부를 때 울다 지쳐 기절까지 하고 흥분이 지나쳐 고성(高聲)과 기성(奇聲)이 폭발했다. 어느 여성은 속옷 팬티까지 무대에 집어 던졌다는 설도 있다. 과장 기사일런지 모르지만 그 정도로 공연장은 온통 흥분의 도가니였다. 남진과 나훈아 이전에 ‘오빠 부대’의 원조는 바로 크리프 리처드였던 것이다.

1969년 Cliff Richard 내한공연 기사
1969년 Cliff Richard 내한공연 기사

그렇게 여성들이 한국 역사 최초로 얌전히 공연을 관람하지 않고 열광적으로 환호했을 이 당시에 엄마 나이는 32세였다. 엄마 역시도 이 신문 기사를 읽었을 것이다. 그 당시는 많은 집들이 신문을 구독했었고 또 우리집은 특별히 아버지가 신문사를 다니셨기에 우리 가족은 신문을 늘 보았었다. 그 당시 중앙일보였을 것이다. 엄마는 아이를 셋이나 둔 아줌마였지만 아직 젊은 나이였기에 클리프 리차드 내한공연 신문기사를 보고 뭔가 신선한 충격을 받으셨을 것 같다. 그리고 엄마도 크리프 리처드의 팬이 되셨을 것같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팝송 1호가 바로 크리프 리처드가 감미롭게 부른 ‘The Young Ones'이기 때문이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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