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운 대기자의 '생각을 생각하다' (12) ‘더 나은 잠, 더 나은 삶, 더 나은 지구’
진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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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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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잠, 더 나은 삶, 더 나은 지구’
세계수면학회가 정한 슬로건입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잠을 못 잔다는 반증이고, 그래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지금 깨어있는가? 집중됐는가? 그리고 행복감이 있는가?’
이 3가지가 충족되면 명상이 제대로 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생각이 많아서입니다. 집어 먹는 생각도 있지만 그냥 나는 생각들이 꼬리를 뭅니다.
왜 생각들이 많아질까요? 진화 과정의 생존기제가 본능으로 쌓인 결과지만 전 여기서 한 가지 더 붙이고자 합니다.
잠들지 못하는 것 때문입니다. 오래 전 맹수나 적으로부터 ‘잡아먹히지나 않을까’라는 걱정 때문에 ‘선잠을 잤었다’라면 지금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잠을 줄이거나, 모니터에 중독된 채 잠을 잊어버립니다. 넷플리스는 대놓고 자신들의 최대 적은 ‘대중의 잠이다’라고 말합니다.
잠을 잘 수 있지만 잠들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 줄인 잠은 곧 자신의 몸을 공격하고 허약해진 몸은 마음마저 잠식합니다. 뭔가를 상실한 듯한 이 상태가 되면 대부분은 이를 보상받기 위해 자신 이외의 모든 것을 타자화시킵니다. 타자화는 곧 공격입니다. 공격성이 드러납니다. 다양한 형태의 공격이 됩니다. 과도한 소비도 보상을 바라는 욕구가 탐욕으로 변하며 공격의 형태가 된 것입니다.
이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지금의 기후위기는 잠 부족 때문입니다.
잠들지 못하는 이는 평화가 없습니다. 몸과 마음의 평화가 실종된 세상에서 어쩌면 지금의 기후위기는 당연한 귀결입니다.
잠은 뇌의 쓰레기를 청소합니다. 마음을 청소합니다. 그런 상태는 스스로의 자존감과 타인에 대한 존중감이 생깁니다. 그 존중감은 지구를 향합니다.
<KNN 기획특집국장·다큐멘터리 '위대한 비행'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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