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보기
박홍재
엊저녁 뉴스 꺼리 주섬주섬 담아 본다
가족들 작은 꿈을 조각하기 위하여
지갑 속 풀 죽은 지폐 깨울 준비 하고 있다
진열대 구석구석 두리번거리다가
하나쯤 건강을 위해 만져보는 유기농 품
마이크 볼륨만큼씩 높아 있는 가격표
넋 놓고 쳐다보는 아내 눈길 허허롭다
뻥튀기 과자들도 잠시 몸을 움츠러져
팍팍한 삶의 주렴만 그득하게 담아왔다
손에 선뜻 잡히지 않는 물건들 [사진 = 박홍재]
<시작 노트>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시장에 가기가 무섭습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물가는 올라갑니다.
중국산이 범람하니 신토불이로 하나 장만하려니
이것은 더 가격이 높습니다.
이래저래 다니다 보면 또 매번 사던 것을 손에 잡습니다.
유기농 제품을 사 가족들에게 푸짐하게 먹이고 싶습니다.
서민이 살아가는 게 아마 그렇게 보내는가 봅니다.
언제 얼굴 찌푸리지 않고 살 날이 있을까요?
박홍재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