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론(四端論)」은 애노희락의 4가지 성정이 폐비간신의 대소를 결정하는 단서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즉 인간이 하늘로부터 이목비구의 청시취미(聽視臭味)하는 힘으로 천성(天性)을 받아들이며, 폐비간신에 애노희락의 성정으로 내재하여 장부의 대소가 결정되며, 장부의 작용에 영향을 주어 각 체질이 형성되며 각 체질의 심리, 생리, 병리가 나누어지게 된다.
「사단론」은 「성명론(性命論)」을 본체로 하는 「성정론」이며, 성명에 대한 작용의 차원으로, 사람의 장부가 태소음양(太少陰陽)의 4가지 형태로 나누어져 성정(性情)이 작용하는 원리를 말하고 있다. 「성명론」이 성명의 차원이라 내면에서 작용하는 본체라면, 「사단론」은 성정의 차원으로 드러나서 사단지심으로 드러나는 마음작용의 원리를 말하는 것이다.
즉, 「성명론」의 성명이 인간에게 인의예지로 하늘로부터 주어진 본성이라면, 「사단론」의 사단은 측은(惻隱) 수오(羞惡) 사양(辭讓) 시비(是非)의 마음과 애노희락으로 드러나는 성정을 말한다.
동무(東武) 이제마 선생은 「성명론」에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성(性)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명(命)으로 「성명론」을 말하였는데 이는 인간이 단순한 육체적인 존재가 아니라, 하늘로부터 도덕성(道德性)을 내용으로 하는 성명을 부여 받은 정신적인 존재이므로 수세보원(壽世保元)하기 위해서는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의 목적이 본성으로 내재된 도덕성의 구현에 있으며, 이를 통해 인격의 완성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성명론」에서 “하늘이 만민(萬民)을 나게 할 때에 성(性)으로 총명한 혜각(慧覺--지혜와 깨달음)을 주니, 만민이 살아가는데 혜각이 있으면 살고 혜각이 없으면 죽는다, 혜각이라는 것은 덕(德)에 말미암아 생하는 것이다. 하늘이 만민(萬民)을 나게 할 때에 명(命)으로 자업(資業, 생업으로서의 직업)을 주니, 만민이 사는데 자업이 있으면 살고 자업이 없으면 죽는다, 자업이라는 것은 도(道)에 말미암아 생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선(善)을 좋아하고 나 역시 선(善)을 아는 것이 지극히 정성스러운 덕성이며, 다른 사람의 악(惡)을 미워하고 나 역시 악(惡)을 행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삷의 도리이다.”라고 하여 인간의 생사를 판가름하는 혜각과 자업이 도(道)와 덕(德)에 근원한다고 하였다.
동무 선생은 이어 “지행(知行)이 쌓이면 도덕(道德)이고, 도덕이 이루어지면 인성(仁聖)이니, 도덕이 다른 것이 아니라 알고 행하는 것이며, 성명이 다른 것이 아니라 알고 행하는 것이다.”라고 하여 도덕이 곧 성명의 내용임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도덕성을 그 내용으로 하는 「성명」은 자신을 작용으로 드러낼 때는 반드시 마음작용 즉 「성정」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성정의 발용은 장부의 대소를 결정할 뿐 아니라, 장부의 작용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어, 사상체질의 형성과 각 체질의 심리, 생리, 병리적 특성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사단론」에서 동무 선생은 첫째, 인간의 장부를 사상체질로 나누고 둘째, 마음도 사단지심(四端之心), 사욕지심(四慾之心)으로 나누고 마음이 심신을 주재함을 밝히고 셋째, 마음도 인의예지를 버린 욕심의 마음을 비천하고, 경박하고, 탐욕스럽고, 나약한 마음(鄙 薄貪懦之心)의 4유형으로 나누었으며 네째, 애노희락의 성정은 인간에게 어떻게 주어지며, 그 작용은 어떤 것이며, 성정이 폐비간신 사장(四臟)에 어떠한 영향을 주어 사장(四臟)의 대소(大小)가 결정되는지에 대해 논하였다. 그리고 다섯째, 사상체질의 성정과 기(氣)의 흐름, 성정의 올바른 발휘와 잘못된 발휘가 사장(四臟)과 인체의 각 부위에 미치는 영향을 체용원리에 바탕한 음양오행원리로 밝히고 있으며 여섯째, 애노희락의 발휘가 중화되고 조화로워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허성욱 한의원장·경희대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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