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욱 원장의 체질의학 (10)사단론(四端論)6

허성욱 승인 2020.06.24 14:31 | 최종 수정 2020.06.25 12:45 의견 0
이제마 선생의 제자 한두정 선생이 편집한 『상고현토 동의수세보원초본』에 실린 동무 이제마 선생의 초상과 선생이 이 저서에 앞서 저술한 『격치고』
번역해설서 표지 

폐비간신의 사장(四臟)과 희노애락의 성정(性情), 인의예지의 사덕(四德) 그리고 목화금수의 오행은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금화교역원리에 의해 생성변화 하는데

동무 선생은 「격치고」 건잠(乾箴)에서

“지(知)가 가는 곳에 천하가 슬프지 않고,(智之所往 天下不哀)
인(仁)이 오는 곳에 천하가 모두 즐거우며,(仁之所來 天下皆樂)
예(禮)가 임하는 곳에 천하가 화내지 않고,(禮之所臨 天下不怒)
의(義)가 서는 곳에 천하가 모두 기뻐한다.(義之所立 天下皆喜)”고 하여

지(智)는 애성(哀性), 예(禮)는 노성(怒性), 의(義)는 희성(喜性), 인(仁)은 락성(樂性)과 결부시키고 있다. 이는 애노희락의 성(性)이 본체인 지예의인(知禮義仁)에서 근거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사단론」에서

“오장의 심(心)은 중앙의 태극이고, 오장의 폐비간신은 사유(四維)의 사상(四象)이다.”라고 하여 심장이 체(體--中)가 되고, 폐비간신 사장(四臟)이 사유의 사상이므로, 이를 오행과 사덕과 연계하면 오장 중에서 심장이 중토(中土--體)가 되며 폐비간신 사장은 수화금목과 지예의인에 해당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폐비간신 사장은 오행과 사덕으로 연계되는데

「격치고」 독행편(獨行篇)에 의하면

“요순의 폐비간신은 욕심에 가려져 있지 않아서 학문사변(學.問.思.辨)에 선(善)하나, 뭇 사람의 폐비간신은 욕심에 가려져 있어 학문사변에 선하지 못하니, 이것이 다른 이유이다.”라고 하여

폐비간신을 학문사변과 연계하고 있다. 그런데 학문사변을 사덕과 연계하면 지예의인에 해당되는 것이니, 이로써 폐비간신이 각각 지예의인(知.禮.義.仁)과 수화금목(水火金木)에 연계됨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본체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폐비간신의 사장은 사덕인 지예의인과 오행인 수화금목으로 연계됨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생성변화하는 작용이 측면에서 폐비간신 사장(四臟)과 사덕(四德)과 오행(五行)의 관계를 살펴보면

「격치고」 독행편(獨行篇)에서

“측은지심은 폐(肺)에서 나오고,
사양지심은 비(脾)에서 나오고,
수오지심은 간(肝)에서 나오고,
시비지심은 신(腎)에서 나온다.”고 하여

폐비간신에서 각각 측은 사양·수오·시비지심이 나온다고 하여 폐비간신을 목화금수의 오행과 인예의지의 사덕과 연계시키고 있다.

그리고 「사단론」에서

“폐기(肺氣)는 곧고 펴지는(直而伸) 것이오, 비기(脾氣)는 여물고 감싸는(栗而包)것이오, 간기(肝氣)는 너그럽고 느슨한(寬而緩)것이오, 신기(腎氣)는 온화하고 모으는(溫而畜)것이니라”고 하였는데

‘직이신(直而伸) 율이포(栗而包) 관이완(寬而緩) 온이축(溫而畜)’은 각각 오행에 있어서 목화금수의 성질을 띠는 것이다.

또한 동무 선생은 유고(遺稿)인 『동의수세보원초본』에서 폐비간신의 기(氣)를 목화금수와 연계하여 “폐는 왕성한 봄이고, 비는 왕성한 여름이며, 간은 왕성한 가을이며, 신은 왕성한 겨울이다. 봄기운은 生하고, 여름기운은 長하며, 가을기운은 收하고, 겨울기운은 藏한다. 폐는 목기를 상징하고, 비 는 화기를 상징하고, 간은 금기를 상징하고, 신은 수기를 상징한다...”라고 하여

생성변화의 작용의 측면에서는 폐비간신 사장(四臟)은 목화금수와 인예의지에 연계됨을 말해 놓았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폐비간신(肺脾肝腎)이 인의예지와 인예의지의 두 가지의 경우로 연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폐(肺)가 열매인 수(水知)인 경우 신(腎)은 씨앗인 목(木仁)에 해당하고, 폐가 목기(木氣)인 경우에 신은 수기(水氣)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체용(體用)원리 때문인데, 성(性)은 기(氣)로 드러나 작용하는데 애성(哀性)은 애기(哀氣)로 드러나 작용한다. 그런데 애성(哀性)과 애기(哀氣)는 열매와 씨의 관계로 비유할 수 있는데, 열매와 씨는 상호 체용관계로서, 열매(水知)는 씨(木仁)로 자신을 드러내고 씨는 열매로 자신을 드러낸다. 다시 말하면 열매는 (내적으로) 성숙하여 씨로 발용하며, 씨는 (외적으로) 성장하여 열매로 자신을 완성하는 자연의 뜻을 이치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로 수(水)의 성질을 갖고 있는 애성(哀性)은 목(木)의 성질을 갖는 애기(哀氣)로 발용하며, 목(木)의 성질을 갖는 낙성(樂性)은 수(水)의 성질을 갖는 락기(樂氣)로 발용한다.

이상에서 인의예지 사덕 중에서 본체가 되는 인지지성(仁知之性)의 관계를 살펴보았는데, 인지지성(仁知之性)의 생성변작용이 되는 예(禮)와 의(義)의 관계에 따른 노성(怒性)과 희성(喜性)의 관계를 살펴보면,

인지(仁知--木水)는 본체이며, 의예(義禮--金火)는 생성변화의 작용이다.
상세히 말하면 목화금수는 중토(中土)의 작용이며,
인의예지의 사덕은 불인인지심(不忍仁之心)의 작용이지만,
그 용(用) 중에 또 체용(體用)이 있으니,
사덕(四德)과 사행(四行)만의 관계에서는 인지(仁知--木水)가 본체이며, 의예(義禮--金火)가 작용이 되는 것이다.
즉, 목수(木水--仁.知)는 비유하면 씨와 열매이며, 금화(金火--義.禮)는 씨가 열매로, 열매가 씨로 생성변화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인체에서도 폐신(肺腎)은 씨와 열매의 역할, 즉 생장수장원리에서 생(生)과 장(藏)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승한 양기(陽氣)는 폐(肺)에서 음기(陰氣)로 바뀌고, 하강한 음기(陰氣)는 신(腎)에서 양기(陽氣)로 바뀌어 순역(順逆)으로 생성(生成)작용을 하지만, 비(脾) 간(肝)은 기(氣)의 운행통로이므로 생기(生氣)가 질적(質的)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즉 비(脾) 간(肝)은 생기(生氣)가 순역(順逆)작용을 하는 과정 중에서 생장수장 중에서 장(長) 수(收)를 주재하는 장기(臟器)일 뿐이니, 이는 비(脾) 간(肝)은 원리적으로 작용의 차원에 있는 장기(臟器)인 것이다.

이와 같이 원리적으로 작용의 차원에 있는 존재는 이미 현상적으로 드러난 존재이므로 드러나 작용하더라도 스스로의 성질을 바꾸지 않는다. 그러므로 비(脾) 간(肝)에 해당하는 노성(怒性--火.禮)과 희성(喜性--金.義)은 노기(怒氣), 희기(喜氣)로 드러나며 본래의 성질을 바꾸지 않고, 노기(怒氣)는 화(火) 예(禮)로, 희기(喜氣)는 금(金) 의(義)의 성질을 띠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폐비간신(肺脾肝腎)에는 성(性)의 차원이나 기(氣)의 차원이냐에 따라 각각 수화금목(水火金木--仁義禮智)과 목화금수(木火金水--仁禮義知)가 해당되는데, 이는 금(金)과 화(火)(義와 禮)가 서로 순서를 바꾼 것으로,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 한다. 그런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성(性--체)과 기(氣--용)에서 질적(質的)으로 변화한 것은 수목(水木)인데, 이를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 하는 것은 원리적(原理的) 차원으로 보는냐, 그렇지 않으면 실제적(實際的) 차원에서 보느냐의 입장차이 때문이다. 즉 실제로는 폐신(肺腎--水木이 木水로)에서 음양(陰陽)변화를 하지만, 이를 원리적(原理的) 차원에서 보면 오히려 금화(金火)가 교역(交易)하는 것이 된다.

그러면 금화교역원리에 근거하여 사상체질의 성정이 폐비간신의 사장(四臟)에 어떻게 영향을 주어 사장의 대소가 결정되는가?

태양인을 예(例)로 들면,

태양인은 타 체질보다 애성(哀性)이 원산(遠散)하는 힘을 더욱 많이 타고난 사람이다. 즉 태양인은 애성(哀性--水)을 하늘로부터 품부(稟賦)받아 원산(遠散)함으로서, 이를 애기(哀氣--木)로 발용하는데, 애기(哀氣)가 크게 발용하므로 기(氣)가 폐(肺)로 모여들어 폐(肺)가 더욱 왕성하게 된다.

그리고 동기상구(同氣相求)원리에 의해 노정(怒情)이 촉급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양강음약(陽强陰弱)원리에 의해 화기(火氣)가 간(肝--金氣)을 격(激)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간기(肝--金氣)가 약(弱)해지므로 간(肝)이 더욱 삭(削)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태양인은 애성노정(哀性怒情)한 성정(性情)을 갖게 되며, 그로 인해 폐대간소(肺大肝小)한 장국(臟局)을 이루게 된다.

소양인은 노성애정(怒性哀情)으로 비대신소(脾大腎小)하게 되며,
태음인은 희성락정(喜性樂情)으로 간대폐소(肝大肺小)하게 되며,
소음인은 낙성(樂性)희정(喜情)으로 신대비소(腎大脾小)하게 되는 것이다,

소양인을 예로 들면 소양인은 노성(怒性--火)를 하늘로부터 품부 받아 굉포(宏抱)함으로서, 이를 노기(怒氣)로 발용하는데, 노기(怒氣)가 크게 발함으로서 기(氣--火氣)가 비(脾)로 모여들어 비(脾)가 더욱 왕성하게 된다.

그리고 동기상구(同氣相求)원리에 의해 애정(哀情)이 촉급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양강음약(陽强陰弱)원리에 의해 목기(木氣)가 신(腎--水氣)를 격(激)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신기(腎氣--水氣)가 약해져서 신(腎)이 더욱 삭(削)하게 된다.

그러므로 소양인은 노성애정(怒性哀情)의 성정(性情)을 갖게 되며, 그 결과 비대신소(脾大腎小)한 장국(臟局)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허성욱한의원 원장·경희대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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