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욱 원장의 체질과 음식 이야기 (6) 체질과 과일
허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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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3 11:25 | 최종 수정 2021.03.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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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은 인체에 필수한 영양분인 비타민 단백질이나 섬유소 칼륨 등과 수분 그 외의 다른 영양분을 공급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과일은 인체에 피로를 회복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흔히 '과일은 제철 과일이 좋다' 혹은 '붉은색 껍질 과일이 항산화 작용을 일으켜 콜레스테롤을 방지하고 노화를 억제하는데 효과적이다' 혹은 '과일을 아침공복에 즙을 내서 복용하면 변비에도 좋고 활력회복에도 좋다'고 한다. 하지만올바른 방법으로 자신의 몸에 잘 맞는 과일을 선택해서 먹을 때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체질에 맞지 않게 과일을 먹으면 오히려 질병과 피로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서 먹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과일은 무조건 몸에 이로운 것으로 생각하나 체질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체질에 맞게 먹어야하며 자신의 체질에 해로운 과일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음(陰)과 양(陽)의 관점에서 보면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것은 음에 속하고, 딱딱하고 강한 것은 양에 속한다. 음식이나 과일 중 가을의 태양 볕에 익거나, 인위적으로 열을 가해서 말랑해지는 것은 주로 음에 속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생선을 열을 가해 익히면 말랑해지거나 퍼져버리는 것은 음에 속하는 속성을 가졌으므로 태양인이나 소양인 먹으면 장부의 균형을 맞추어 주므로 이롭다. 반대로 콩이나 밤 호두처럼 익을수록 딱딱해지거나 소고기에 열을 가해 익히면 익힐수록 단단하거나 질겨진다. 이는 양에 속하는 속성을 가졌으므로 태음인 체질이 먹으면 이롭다.
태양인 체질은 일반적인 과일이 대체로 이로운데 이는 과일이 간이 약한 태양인 체질의 간의 음혈(陰血)을 보강하기 때문이다. 여름이나 열대의 태양의 열이 가해져서 익혀지는 복숭아 감 포도 키위 바나나 파인애플 딸기 머루 앵두 다래 모과 노니 등은 말랑말랑하고 달콤해서 음의 속성을 지니므로 간이 약한 태양인 체질이 먹으면 간이 보강되어 이롭다. 또한 태양인 체질은 초콜렛이나 코코아 등이 이로우므로 적당하게 섭취하면 좋다. 그러나 태양인 체질에 사과나 배 수박 견과류 등은 해로우므로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소양인 체질은 신장이 약한데 신장은 나무에 비유하면 열매나 씨앗에 해당한다. 소양인 체질에게 씨앗이 많으며 신장을 강화하고 위열을 식히는 참외 수박 감 멜론 산딸기 망고스틴 블루베리 산수유 구기자 등이 이로우며 바나나도 무방하다. 특히 소양인 체질은 위장을 강화시키는 사과 귤 오렌지 토마토 망고 등은 해로우므로 이러한 과일은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태음인 체질은 수박이나 배 살구 자두 두리안 자몽 오디 등의 과일이나 밤 호두 잣 땅콩 호박씨 헤이즐넛 등의 단단하고 강하며 양적인 속성을 가진 견과류가 좋다. 일반적인 과일은 태양인 체질에는 이로우나 태음인 체질에는 해로운 경우가 많다. 태음인 체질은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흔히 과일을 많이 먹으면 오히려 배탈이 나거나 만성피로 알러지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 질환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건강에 대해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
태음인 체질이 일반적인 건강 상식을 믿고 토마토 사과 포도 감 복숭아 딸기 귤 오렌지 등의 과일을 많이 먹으면 건강상태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특히 아침에 공복에 토마토나 사과 바나나 키위 등의 과일을 상복하면 얼굴색이 어두워지거나 피로감 기관지 장애 위장장애 설사 피부질환 등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확한 체질 진단 후 먹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태음인 체질은 과일이 체질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과일을 좋아하는 태음인 체질의 경우 항상 피로하고 얼굴색이 검거나 어두우며 잔병치레가 많다. 이러한 경우 육식을 하지 않아도 지방간이나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으며 오히려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거나 피부 가려움증이 발생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소음인체질은 토마토 귤 사과 오렌지 유자 대추 망고 등이 좋으며 위장운동을 강화시키는 과일이 이롭다. 이러한 과일은 소음인체질에게 위장운동을 도와주고 위장을 따뜻하게 하여 건강을 회복시켜주므로 입맛과 기운이 없을 때 인삼 홍삼이나 대추 찹쌀밥이나 삼계탕 등과 함께 공복에 규칙적으로 복용하면 좋다.
과일 한 두 조각은 식후에 입안을 개운하게 하고 평소 입맛이 허전할 때 적당량을 먹으면 기분까지 개운해진다. 그러나 과일을 주식처럼 먹고 식사대용으로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식사는 소량이라도 오곡(쌀 보리 콩 조 기장)의 곡기와 채소의 반찬으로 먹어야 장부의 기혈과 뼈나 근육의 영양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일은 음혈은 보강할 수 있지만 오곡의 곡식처럼 뼈와 장부의 기혈을 보강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과일을 주식으로 하는 것은 건강에 이롭지 못하다. 과일은 식사 후 디저트나 비타민의 보충제로는 좋으나, 과일만 잘 먹으면 우리 몸의 영양공급에 충분한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올바른 섭생법이 아니므로 주의를 요한다.
<허성욱한의원 원장, 경희대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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