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콜레스테롤이나 혈전 질환의 증가로 육식이 인체에 많은 해로움을 주는 음식으로 낙인이 찍힌 신세이다. 심지어 암에 육고기를 먹으면 암 세포의 성장을 도와 암 덩어리가 더 커진다든지, 소고기는 하수구에 기름기가 분해되지 않아 하수구가 막히는 원인이 되므로 우리 몸에서도 혈관을 막아 병을 일으킨다든지, 오리고기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무조건 몸에 좋으니 자주 먹어도 좋다든지 하는 풍설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육고기가 이러한 질병의 원인이 되기는 하지만 무조건 육식이 모든 사람에게 콜레스테롤이나 비만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어떤 육고기는 내 몸의 궁합과 맞아 많이 먹어도 오히려 건강과 질병에 이롭고, 어떤 육고기는 먹어서 해로운지 정확히 구분해서 먹으면 건강에도 좋고 활력소가 되는지 자연적인 이치로 따져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육고기는 크게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로 나눌 수 있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민간요법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기로 하자.
먼저 우리나라에는 개소주라는 민간요법으로 폐결핵을 치료한 경우가 많았다. 개고기를 주원료로 하여 한약제를 가미하여 주로 폐결핵을 치료한 후 조리하는 처방인데, 이는 주로 태음인 체질의 약한 폐를 보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 중에 폐(肺)가 제일 강한 동물은 초식을 하는 소이다. 소는 폐가 강하고 간이 약한 동물이다.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 소는 농사를 짓는 중요한 동물이므로 함부로 잡아먹을 수 있는 동물이 아니었다. 그래서 소 대신 집에서 키우는 동물 중에 달리기를 제일 잘하고 폐활량이 좋은 개를 소 대신 약용으로 사용하였던 것이다.
이는 폐가 약한 태음인 체질에 해당하는 이야기로 선천적으로 폐가 약한 태음인 체질은 몸의 기능이 허약해지면 타 체질에 비해 폐결핵이나 천식 비염 기관지염 등의 폐 계통의 질환이 많은 편으로 한 번 병에 걸리면 옛날에는 잘 낫지 않았으므로 폐의 병을 치료하거나 조리하는 민간처방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소고기는 태음인 체질에 좋은데 상추나 생배추로 싸서 먹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상추나 배추는 태양인 체질에 좋은 채소로 태음인이 먹으면 소화 불량이나 설사, 기면증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태음인 체질은 소고기를 먹을 때 깻잎이나 호박잎에 된장이나 마늘과 함께 먹으면 속도 편안하고 소화도 무난하다.
다음은 우리가 여름 더위 때 자주 먹는 삼계탕인데 이는 닭고기에 인삼을 넣어 한 여름에 보양식으로 먹는 음식이다.
옛날부터 여름이 되면 땀이 나면서 특히 무기력해지고 식욕이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체질은 주로 소음인 체질이 많으며, 삼계탕이 특히 효과가 좋은 경우가 많다.
닭은 집에서 키우는 동물 중에 음식을 제일 맛있게 먹는 동물이며, 위장의 소화력이 강하여 모래를 소화시키는 모래주머니가 있을 정도로 위장의 소화력이 강력하다. 이는 여름에 찬음식을 주로 먹어 약한 위장기능이 더욱 떨어져 입맛이 없어지거나 무기력해지는 소음인체질에게 위장의 기운을 강화시켜주며, 지금도 소음인 체질은 여름뿐 아니라 다른 계절에도 삼계탕을 먹으면 기운이 살아나고 입맛이 돌아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소음인 체질에 해당되는 이야기로 소음인의 약한 위장을 위장기능이 강한 닭고기의 기운으로 보강 시켜줌으로서 장부의 균형을 이루어져 신체균형이 회복되는 경우이다.
소음인 체질에게는 이러한 닭고기와 인삼 생강 대추 양파를 함께 먹으면 소화기능도 회복되고 신체의 활력도 되찾을 수 있다. 이는 육고기인 닭고기가 소음인체질에 도움이 되는 민간요법의 예이다.
다음은 산후에 모유가 나오지 않을 때 먹는 돼지 족발인데 이는 산후에 자궁이나 생식기 계통이 약한 체질인 소양인 체질이 산후에 모유가 잘 나오지 않을 때 먹는 민간요법이다.
소양인 여자의 경우 산후에 모유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소양인 체질은 자궁이나 생식기 계통이 허약하여 산후에 모유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때 집에서 키우는 동물 중에 자궁이 강해서 새끼를 많이 낳기도 하지만 산후에 젖이 제일 많이 달리는 동물인 돼지고기를 한약재와 함께 달여서 복용했다. 이러한 돼지의 강한 자궁과 생식기의 기능을 이용해 소양인의 신장 자궁기능을 보강해줌으로써 유즙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이용했었다.
소양인의 경우 돼지고기를 배추나 아욱이나 머구 잎에 된장과 싸서 먹으면 속이 편안하고 소화도 무난하다.
이는 육고기인 돼지고기가 소양인체질에 이로운 민간요법의 예이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현대에서도 체질을 정확히 구분하여 태음인체질은 소고기나 초식동물을, 소음인 체질에는 닭이나 꿩 개고기 염소고기 등을, 소양인 체질에는 돼지고기를 정확히 맞추어서 복용하면 질병의 치료나 회복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러한 옛날의 민간요법의 원리를 알고 체질에 맞게 육식을 하면 현대에서도 장부의 균형을 잡아줄 뿐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피부미용이나 다이어트 뿐 아니라 성인병이나 만성 난치병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태음인 체질이 소고기를 먹지 않고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을 장복하거나 생선을 장복하면 오히려 질병의 원인이 되어 여드름 피부병 아토피나 지방간 만성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양인의 경우 소음인체질에 좋은 개고기나 닭고기 등을 자주 먹으면 중풍이나 상열, 피부반점 위장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소음인 체질이 소양인 체질에 좋은 돼지고기를 자주 먹으면 배탈이나 설사 등 위장병 무기력 등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태양인 체질은 거의 대부분의 육식이 해로우며, 생선회나 조개. 전복 등 해물이 육식에 버금 갈 정도로 기운을 보강시키는 데 도움이 되므로 참고하시기 바란다.
<허성욱한의원 원장, 경희대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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