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75) 마음은 비우지 않으면 안 되고 또한 채우지 않으면 안 된다

허섭 승인 2021.03.15 19:37 | 최종 수정 2021.03.18 00:16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075 - 마음은 비우지 않으면 안 되고 또한 채우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은 비우지 않으면 안 되니, 마음을 비워야 진리가 찾아와 머문다. 

마음은 채우지 않으면 안 되니, 마음을 채워야 물욕이 들어오지 못한다.

  • 不可不(불가불) : ~하지 않을 수 없다, ~할 수밖에 없다.
  • 義理(의리) : 정의와 진리, 도리(道理).
  • 物欲(물욕) : 물욕을 비롯한 욕망(慾望). 꼭 재물욕에 한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 『채근담』 에서는 ‘欲/慾’ 을 구별하지 않고 쓰고 있다. 欲이 의욕이나 욕구 자체를 나타낼 때도 있지만 대개는 욕망(慾望)의 뜻으로 쓰고 있다.
075 이방응(李方膺 청 1697~1756) 묵매도 1753년 호북성박물관
이방응(李方膺, 청, 1697~1756) - 묵매도

◆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은 글

▶『장자(莊子)』인간세편(人間世篇)에

사물의 소리를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으며, 또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야 한다. 귀는 감각적인 소리를 듣는 데에 그치고 마음은 지각(知覺)에서 멈추지만 기(氣)는 마음을 비워서 사물을 기다리는 것이다. 도(道)는 오직 마음을 비우는 곳에 응집된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마음을 재계하는 것이다. 

无聽之以耳而聽之以心(무청지이이이청지이심),无聽之以心而聽之以氣(무청지이심이청지이기). 耳止於聽(이지어청),心止於符(심지어부). 氣也者(기야자),虛而待物者也(허이대물자야). 唯道集虛(유도집허). 虛者(허자),心齋也(심재야).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