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76) 결백함을 좋아하여 홀로 행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때를 묻혀 더러운 것을 받아들여라 

허섭 승인 2021.03.16 17:42 | 최종 수정 2021.03.18 12:32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076 - 결백함을 좋아하여 홀로 행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때를 묻혀 더러운 것을 받아들여라  

더러운 땅에서는 초목이 많이 자라고 맑은 물에는 항상 고기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마땅히 때 묻어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는 아량을 지녀야 하고
결백함을 좋아하여 홀로 행하려는 지조(志操)를 가져서는 아니 된다.

  • 穢(예) : 더러움. 여기서는 거름이 많아 지저분한 곳을 뜻함.  ‘똥 예’  穢土(예토) / 淨土(정토)
  • 水之淸者常無魚(수지청자상무어) : 지나치게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는다.
  • 存(존) / 지(持) : 지니다, 가지다.  같은 뜻으로 상응하고 있다.
  • 含垢(함구) : 때묻은 것을 받아들임. 含은 ‘머금다, 품다, 포함하다’ 의 뜻.
  • 納汚(납오) : 더러움을 받아들임.  * 納은 ‘보내다, 바치다 / (거두어, 받아) 들이다’ 의 양방향(兩方向)의 뜻을 가지고 있다.
  • 含垢納汚之量(함구납오지량) : 때 묻은 것과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는 아량(雅量).
  • 好潔獨行之操(호결독행지조) : 깨끗함을 좋아하여 홀로 이를 행하려는 지조.
  •  *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에 나오는 굴원의 처신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076 이방응(李方膺 청 1697~1756)  하화도(荷花圖) 115+46.6 1753년 무석시(无錫市)박물관
이방응(李方膺, 청, 1697~1756) - 하화도(荷花圖)

◆출전 관련 글

▶동방삭(東方朔)의 「답객난(答客難)」 / 『공자가어(孔子家語)』에

水至淸則無魚(수지청즉무어), 人至察則無徒(인지찰즉무도).
물이 자나치게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지나치게 살피면 따르는 사람이 없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川澤納汚(천택납오), 山藪藏疾(산수장질), 瑾瑜匿瑕(근유닉하), 國君含垢(국군함구), 天之道也(천지도야).
시내와 연못은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고, 산과 숲은 나쁜 것을 감춰두며, 옥은 흠을 감추고 있으니, 임금이 더러움을 포용하는 것은 하늘의 도입니다.

▶이사(李斯)의 「간축객서(諫逐客書)」에

泰山不辭土壤(태산불사토양) 故能成其大(고능성기대), 河海不擇細流(하해불택세류) 故能就其深(고능취기심), 王者(왕자) 不卻衆庶(불각중서) 故能明其德(고능성명기덕). 是以(시이) 地無四方(지무사방) 民無異國(민무이국).

태산은 작은 흙덩이를 사양하지 않아 그 큼을 이룰 수 있고, 큰 강과 바다는 작은 물줄기를 가리지 않아서 그 깊음을 이룰 수 있듯이, 왕은 백성들을 물리치지 않아 그 덕을 밝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땅은 끝이 없고(경계의 구분이 없고) 백성에겐 다른 나라가 없습니다(차별이 없습니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