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58) - 무엇이든 짙은 것은 그 즐거움이 짧으니, 오직 담백함만이 유장하리라.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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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3 18:04 | 최종 수정 2021.09.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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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 무엇이든 짙은 것은 그 즐거움이 짧으니, 오직 담백함만이 유장하리라.
유장한 맛은 진한 술에서는 못 얻나니
콩을 씹고 물 마시는 데서 얻는다.
스잔한 느낌은 쓸쓸함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요,
젓대를 만지고 거문고 줄이라도 고르는 가운데 생기나니
진실로 알아야 할 것은 짙은맛은 항시 짧으며
담박한 취향만이 홀로 참되다는 것을 …
- 醲(농) : 후하다, 진한 술.
- 釅(엄) : 초, 식초, 진하다
- 醲釅(농엄) : 진하고 맛 좋은 술. 부유한 생활을 뜻함.
- 啜(철) : 마시다, 맛보다, 먹다, 울다.
- 菽(숙) : 콩.
- 啜菽飮水(철숙음수) : 콩을 먹고 물을 마심. 가난한 생활을 뜻함.
- 惆(추) : 실심하다, 슬퍼하다, 한탄하다.
- 悵(창) : 슬퍼하다, 원망하다, 희망을 잃다.
- 惆愴之懷(추창지회) : 본래 ‘탄식하고 슬퍼하는 마음’ 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스잔한 분위기’ 를 가리킨다. 본문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요란하게 한 바탕 놀고 난 뒤에 오
- 려 적막하고 쓸쓸함을 느끼게 된다’ 는 의미이다. 이러한 예는 소동파의 적벽부에 잘 나타나 있다. * 후집 제10장 참조
- 枯寂(고적) : 메마르고 적막함.
- 品竹調絲(품죽조사) : 피리 소리를 맞추고 거문고 줄을 고르다. 竹은 피리, 絲는 거문고를 뜻함.
- 固(고) : 진실로, 참으로, 오로지. * 본문 마지막에서 ‘固知(진실로 알겠다)’ 는 이후 뒤 부분에 모두 걸쳐 있다.
◈ 『예기(禮記)』 단궁하편(檀弓下篇)에
子路曰(자로왈), 傷哉貧也(상재빈야) 生無以爲養(생무이위양) 死無以爲禮也(사무이위례야). 孔子曰(공자왈), 啜菽飮水(철숙음수) 盡其歡(진기환) 斯之謂孝(사지위효), 殮首足形(염수족형) 還葬而無槨(환장이무곽) 稱其財(칭기재) 斯之爲禮(사지위례).
- 자로가 말하길, ‘애통하구나! 가난 때문에 부모님께서 살아계신 동안에는 잘 봉양해 드릴 수 없더니 돌아가신 후에는 예를 행할 수 없게 되었구나.’(이를 들으시고)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콩을 먹고 물을 마실지라도 마음을 즐겁게 해 드린다면 그것을 효라 하며, 머리와 발과 몸을 염하여 빨리 장례를 치르되 비록 관곽이 없더라도 자기 재산(분수)에 맞게 장례를 치른다면 그것이 바로 예이니라.’
◈ 백낙천(白樂天) 「3월30일제자은사(三月三十日題慈恩寺」
慈恩春色今朝盡 (자은춘색금조진) 자은사의 봄빛도 오늘이면 끝인데
盡日徘徊倚寺門 (진일배회의사문) 종일 배회타가 절문에 기대어 섰네
惆愴春歸留不得 (추창춘귀류부득) 돌아올 봄날 기약 없는 슬픔에
紫藤花下漸黃昏 (자등화하사황혼) 보라빛 등꽃 아래 해가 저무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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