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54) - 인간의 탐욕을 끝이 없나니, 족함을 모르면 왕후장상도 거지 노릇을 하게 된다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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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0 11:13 | 최종 수정 2021.09.1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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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 인간의 탐욕을 끝이 없나니, 족함을 모르면 왕후장상도 거지 노릇을 하게 된다
얻기를 탐하는 자는 금을 나누어 주면 옥을 얻지 못함을 한탄하고
공작에 봉하면 제후가 되지 못한 것을 원망하니
권세 있고 부유하면서도 거지 노릇을 달게 여긴다.
족함을 아는 자는 명아주국도 이밥과 고깃국보다 맛있어 하며
무명 솜옷도 여우나 담비의 털옷보다 더 따뜻하게 여기니
일반 백성일지라도 왕공(王公)에 비기지 않는다.
- 貪得者(탐득자) : 얻기를 탐내는 사람.
- 封公(봉공) : 공(公)에 봉해짐. 公은 公(공) ․ 侯(후) ․ 伯(백) ․ 子(자) ․ 男(남)의 오등작(五等爵) 중에서 가장 높은 작위(爵位)이다.
- 受侯(수후) : 제후(諸侯)를 제수(除授)받음. 제후에게는 영토(領土)가 주어진다.
- 權豪(권호) : 권문 부호(權門富豪)
- 自甘(자감) : 스스로 달게 여김.
- 乞丐(걸개) : 거지. 丐는 비렁뱅이, 거지.
- 黎羹(려갱) : 명아주 국, 거친 음식을 의미함. 羹은 국. 羹粥(갱죽)
- 旨(지) : 맛. 여기서는 ‘맛있게 여기다’ 의 뜻으로 쓰임.
- 膏粱(고량) : 살진 고기와 좋은 곡식.
- 布袍(포포) : 베로 만든 도포.
- 狐貉(호학) : 여우와 담비의 가죽으로 만든 값비싼 옷. 狢(오소리 학) 貉(오랭캐 맥/담비 학) 貈(담비 학)
- 編民(편민) : 일반 백성. 원래는 호적(戶籍)에 편입(編入)되어 있는 백성을 뜻함.
- 不讓(불양) : ~보다 못하지 않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여 ‘~에 양보하지 않는다’ 라는 뜻이니, 자연 ‘~보다 낫다’ 는 말이 된다. * 본문 중에서 어조사 ‘於(어)’ 는 비교격 조사 ‘-보다’ 로 쓰인 것이다.
◈ 『논어(論語)』 자한편(子罕篇)에
子曰(자왈), 衣敝縕袍(의폐온포) 與衣狐貉者立(여의호학자립) 而不恥者(이불치자) 其由也與(기유야여). 不忮不求(불기불구) 何用不臧(하용부장). 子路終身誦之(자로종신송지). 子曰(자왈), 是道也(시도야) 何足以臧(하족이장).
-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해어진 무명옷을 입고 여우나 담비의 털옷을 입은 사람과 함께 있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은 아마도 유(由:子路자로)이리라! (『시경』에서 말한 바와 같이) 그야말로 '남을 해치지 않고 남의 것을 탐내지 아니하니 어찌 훌륭하지 않은가' 라고 하시자, 자로가 늘 이 구절만 암송했다. 이에 또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이 도리가 어찌 그다지도 훌륭하다고 할 만하냐.
- 也與(야여) : 其(기)와 함께 쓰여서 추측을 표시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어기조사
- 用(용) : 원인을 표시하는 전치사
*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자로(子路)의 의연(毅然)함을 칭찬함과 동시에 지극히 당연한 것을 대단한 자랑으로 여기는 그의 자만심(自慢心)을 함께 경계(警戒)한 것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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