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엄마는 딸을 낳고, 나는 시를 낳고 / Leeum

Leeum 승인 2021.02.02 00:26 | 최종 수정 2021.02.10 20:30 의견 0

엄마는 딸을 낳고, 나는 시를 낳고 / Leeum

철 지난 마른 강치에 눈발마저 분분한 2월
꽃잎 찢는 바람에도 매화나무는
용케도 열 달 꽉 채워 꽃을 피워내는구나

옥양목 홑청 아래 속살 춤사위
어금니 꽉 물고 움켜쥔 엄지손가락 펴지 못하고
허리 통증 한나절 만에 생살 허물어 놓고
피 뿌리며 탯줄 끊고 달아난 갓난아기 울음소리

貞淑이 동생이다!
막내딸 금줄 걸으며
順産 을 알리는 대청마루에 퍼지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내 위로 오빠 다섯을 안으시고도 막내딸이 서운하신가 보다

정지 문 앞 생솔가지 사이로
홍매화가 기웃기웃
참새떼 건너는 가지 끝마다
꽃 몽우리 터지는 소리
응애응애
짹짹

Leeum 김종숙

◇Leeum 시인은
▷문예마을 시 부문 신인문학상수상(2020)
▷한양문학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수상(2020)
▷한양문학 정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시야시야-시선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출간
▷대표작 《별들에게 고함》 외 다수
▷(주)금호T/C 재직,  기획공연- 다솜우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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