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겨울 안부 / Leeum

Leeum 승인 2020.12.27 17:05 | 최종 수정 2020.12.27 17:19 의견 0

겨울 안부 / Leeum

비가 내린다는 그곳
눈이 내린다는 이곳

오는 듯 마는 듯
비 오다 눈 오다

아하 그래서
님께서 더디 오시는군요

소리 잃은 창백한 입술
볼살 따갑게 시린 추운 밤이었어요

<시작노트>
언젠가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목소리를 다시 찾았다고
목소리 담은 동요를 보내왔어요
멀리에 있는 제 벗이요
소리 잃은 입술에서 세상 어떤 노래보다 곱고 아름다운 동요가 흘러나왔지요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어머니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한 처음에 계셨던 그 말씀이
바로 하느님께서 태초부터 선택하신 마리아에게서 육을 취하시고 양육되셨던 것입니다
일 년 내내 잿빛 우울한 날들의 연속으로 세상은 극도로 쇠약해졌고
허전함과 막힘 절망하여 슬퍼져 있는 그때
텅 빈 성당에서 소리 내어 성모님의 겸손, 지혜로움, 용기를 닮을 수 있는
성모님의 신앙을 담아 magnificat (마리아의 노래)을 불렀습니다
magnificat은 사촌 언니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주님의 어머니로서의 축하 인사를 받고 읊은 찬미가입니다
그날 뽀얀 옷 지어입혀 동방박사 먼저 보내준 내 벗이 살고 있는 지중해는 비가 내렸고, 
제가 살고 있는 이곳은 첫눈이 내렸습니다
이파리 모두 떨군 나무는 밤새 사각사각
가지 위에 솜처럼 부드러운 첫눈을 낳았습니다
(대림 2주간 저녁기도 후 지은 시입니다)

Leeum 김종숙
Leeum 김종숙

◇Leeum 시인은
▷문예마을 시 부문 신인문학상수상(2020)
▷한양문학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수상(2020)
▷한양문학 정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시야시야-시선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출간
▷대표작 《별들에게 고함》 외 다수
▷(주)금호T/C 재직,  기획공연- 다솜우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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