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노루 꼬리 / 신승호

신승호 승인 2020.12.29 23:31 | 최종 수정 2020.12.30 10:33 의견 0

노루 꼬리 / 신승호 

햇 님아 
노루 꼬리 봤소

길게 누운 고갯마루
세월이 걸터앉아 
주름을 헤아린다

갈 곳 없는 발 걸음
연일 방송 인기 순위
코로나가 뭣이요

꽁꽁 닫힌 얼음판
콧구멍 후벼 파기
들어는 봤소

냅다 지른 그 세상
복면 가인에 
구별이 난무 한데

배고프다 한숨에
보릿고개 넘어올라
아프다 세상이

온기는 비에 젖고
한잔 술로 달래던
넋두리도 잠들어

감기 걸린 세월아
달 지는 이 세상에 너도
노루 꼬리 넘는구나


<시작노트>

세상이 온통 아프다
납짝 붙은 노루 꼬리 
갈대 밭에 서성이고
이슬 맺힌 달빛이 아려온다 
모래톱에 찍힌
세월 베고 앉은 솔바람 처량한데 외로운 달그림자 내 맘 같다
오 가기도 힘든 세상에
막혀 버린 정이 그립다
몇일 남지 않은 
이 세상 눈에 만 넣어 볼까
아무도 머물지 않는 숲 길을 걸어 본다
내일이면 봄이 올거야 
작은 희망을 주머니에 꼭꼭 붙잡아 본다

신승호 시인

◇신승호 시인은
▷2017년 한맥문학 등단(시 부문)
▷2018년 서울문학 등단(수필 부문) 
▷시집 《늦바람 앞에서》, 《그리운 걸 어쩌랴》
▷공저 《사랑, 그 이름으로 아름다웠다》, 《청록빛 사랑 속으로》,  《아리아 자작나무숲시가 흐른다》 등
▷한국문인협회, 샘터문인협회, 한양문학, 한맥문인협회, 한맥문학 동인회, 서울문학 회원
▷POSCO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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