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홀로 아리랑 / 신승호
신승호
승인
2021.01.23 23:43 | 최종 수정 2021.01.2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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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아리랑 / 신승호
보고 싶어
그립고 보고 싶어
자꾸 그리워집니다
손에 잡힐 듯 아득한 형체
붙잡지 못하는 그리움
뚝뚝 떨어지는
낙숫물에 고드름처럼
시리게 가슴에 자라나는 그리움
그 이름이라도
소리 내어 불러보고 싶은데
뒤척이는 이부자리에
그대 향기 있을까
그대 흔적 남았을까
서럽도록 그리움 끌어안고
그대를 붙잡다가 눈물
한오금 말라 붙여 놓고
또 긴 밤이 짧아
부르다 깨어 버린 시간
하루를 삼켜 봅니다
찬바람이 서걱대며
가슴을 헤집고 들어와
눈물을 뽑아냅니다
찬바람 탓이라고
속삭이는 햇살 넘어
손에 잡힐 듯
그리운 당신
그 모습을 그리다가
하얀 파도에 사위어져 간
거기 어딘가에
당신 웃음이 썩여
내게 달려오는
그대를 안지 못하는
가슴만 아려옵니다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를 향한 독백을
쏟아 내는 말은 잠들고.
<시작노트>
동짓달 초 닷새 삶의 흔적을 남기도록 하신 그분 생신입니다
맏이라는 무거운 짐 때문에 투정 한번 안 부리고 살면서 다 해 드린다고 나름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왔는데 돌아보니 없는 살림에 해 드린 게 하나 없는데 이미 그분들은 곁에 계시지 않으니 가슴만 시려옵니다
어느새 그 나이에 접어 들어서 그분을 생각하니 회한이 가득합니다
아들 둘 장가보내고 손주들 재롱에 행복하다는 미소 한 모퉁이에 늘 시린 바람으로 남아 아려오는 부르고 싶은 부모님 당신을 오늘도 불러 봅니다
아픔 없고 가난 없는 당신의 세상에 잘 계시나요?
살아생전 그 아픔을 이제야 느끼며 살아갑니다
그 사랑이 몹시도 그리운 밤입니다
◇신승호 시인은
▷2017년 한맥문학 등단(시 부문)
▷2018년 서울문학 등단(수필 부문)
▷2020년 한양문학 대상 수상
▷시집 《늦바람 앞에서》, 《그리운 걸 어쩌랴》
▷공저 《사랑, 그 이름으로 아름다웠다》, 《청록빛 사랑 속으로》, 《아리아 자작나무숲시가 흐른다》 등
▷한국문인협회, 샘터문인협회, 한양문학, 한맥문인협회, 한맥문학 동인회, 서울문학 회원
▷POSCO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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