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봄의 향기 / 신승호 

신승호 승인 2021.04.08 18:24 | 최종 수정 2021.04.11 09:39 의견 0

봄의 향기 / 신승호 

봄비를 흠뻑 맞은
엄니는 계곡을 풍성하게
젖을 뽑는다

산뜻한 계곡 바람
꽃잎 열어 까틀복숭아 
곱던 치맛자락이 모퉁이를 돈다

젠 걸음 달려가니
얼룩무늬  얼레지 밭고랑
보랏빛 제비꽃 발을 건다 

넘어질라 애야
메아리에 올려다보니
배꽃 저고리가 엄마였다

하얀 저고리 적삼
촘촘 한 땀씩 수놓은 
애틋한 향기마저 펄럭인다

그리움에 젖어 시린 
가슴 열고 보니 아린데
뽀얀 두릅 한 아름 건네신다

다래 순 데쳐 말리라고
손 흔들어 보내는 바람
돌아보고 돌아보고

어머니의 향기가 
꽃잎처럼 날린다
아  어머니 당신은 


<시작노트>

봄 향기 깊숙히 내려온 
산 기슭에 서정이 피고 진다
어릴적 그 품이 그리운건 나이 들어도 여전 하고 그립다
어머니의 품속 같은 자연을 걷는다 
찡한 바람에 시린 봄날
그 길을 걸어 품에 안겨본다 따스한 봄날에 향기가 날린다.

신승호
신승호

◇신승호 시인은
▷2017년 한맥문학 등단(시 부문)
▷2018년 서울문학 등단(수필 부문) 
▷2020년 한양문학 대상 수상
▷시집 《늦바람 앞에서》, 《그리운 걸 어쩌랴》
▷공저 《사랑, 그 이름으로 아름다웠다》, 《청록빛 사랑 속으로》,  《아리아 자작나무숲시가 흐른다》 등
▷한국문인협회, 샘터문인협회, 한양문학, 한맥문인협회, 한맥문학 동인회, 서울문학 회원
▷POSCO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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