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가을 맛을 태운다 / 신승호
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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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8 15:41 | 최종 수정 2020.10.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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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맛을 태운다 / 신승호
찬 서리가 바람을 타고
뜨락에 내려앉으면
등 따신 햇살이 대추 열매
달짝지근한 살 결을 태운다
뜨락에 들어선 만리 향
짙은 향수 자락에 노닐다가
저 홀로 그네를 타는 바람은
설익은 가을 맛이 들었다
휘몰아치는 장난기에
움츠린 가슴 긴 바바리에
짙은 커피향이 싸하게
안기면 외롭다는 것이다
사색의 책장을 들추어
기억을 걷는 그 미소에
젖은 안개비가 내리면
사랑은 가을 맛이 들었다
산허리를 감고 오는 숨결과
코스모스 가는 허리 사이로
함께 했었을 삶의 자락이
뒤엉킨 채 시간을 걷는다
가을 맛이 들었다
애가 타는 메아리가 내려와
옷깃을 잡아 채면 반길까
돌아선 뒷모습 휑한 자리에
된장찌개 태우는 그 맛
가을 맛이 타고 있다
◇신승호 시인은
▷2017년 한맥문학 등단(시 부문)
▷2018년 서울문학 등단(수필 부문)
▷시집 《늦바람 앞에서》, 《그리운 걸 어쩌랴》
▷공저 《사랑, 그 이름으로 아름다웠다》, 《청록빛 사랑 속으로》 등
▷한국문인협회, 샘터문인협회, 한양문학, 한맥문인협회 회원
▷POSCO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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