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사색의 창을 열면서 / 신승호

신승호 승인 2020.09.25 17:44 | 최종 수정 2020.09.25 18:29 의견 0

사색의 창을 열면서 / 신승호

아침 햇살 매달린 푸른 대추는
갈색의 단내가 반짝이고

산들바람이 찰랑거리며
고요를 흔들어 일으킨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진 가슴
흰 구름들이 유혹을 보내고

정들었던 작은 손때를 털어 
묶여 버린 생각의 창가에 선다

여물지 않는 손짓을 더듬어
미련 한 조각을 가슴에 담고

해야 할 것만 같은 숙제처럼
내 마음에 망태를 둘러맨다
 
사색의 가지가  "뭐 하냐 "라며
소탈한 바람으로 다독여 줄 때

노을에 젖어서 붉어지는 마음
비우라는 말을  삼키는 하루가

서산을 건너와 말을 건넨다.

 

노을 안은 갈대 [픽사베이]

<시작 노트>

가을은 생각이 익어가는 계절이다
계절 또한 결실을 맺고 정리를 하는 시기
삶도 어느덧 중반을 걷고 있는데
이 가을이 더 아프고 아린 것은 사회적인 아픔도 있지만
나이라는 테두리가 가을 같은 느낌을 받는다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그런 맘들이 성큼성큼  다가 올때 돌아서면 보이는 건 미련밖에 없다 
사색의 창을 열고 좀 더 알곡이 영글어 가듯
인생도 그렇게 불타 오르고 싶은 마음이다

내게로 오는 특별한 가을 거기에 서 있다
마음이 시가 되고 창문이 되어 
새로운 가을을 더듬어 매만지는 소망을 빌어본다

 

신승호

◇신승호 시인은

▷2017년 한맥문학 등단(시 부문)
▷2018년 서울문학 등단(수필 부문) 
▷시집 《늦바람 앞에서》, 《그리운 걸 어쩌랴》
▷공저 《사랑, 그 이름으로 아름다웠다》, 《청록빛 사랑 속으로》 등
▷한국문인협회, 샘터문인협회, 한양문학, 한맥문인협회 회원
▷POSCO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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