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무제 / 엄지원
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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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3 11:18 | 최종 수정 2020.10.0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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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 淸越 엄지원
움켜쥔
모래 한 줌이
손 마디 사이로
빠져나가는 허무함
세월에 떠밀리며
젊음은 잃어버린 채
시간만을 낚았네
가슴 한 곳 자리 잡은
미련과 아쉬움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면
조용히 무시한 채
가슴에 욕심을 비우며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가벼워진 발걸음을 옮긴다,
<시작노트>
가는 모래는 주먹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작은 틈새로 빠져나가는 허무함처럼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감출 수 없는 회한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떠밀리듯 살아온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내 청춘도 그렇게 지나가고 나의 늙음은 시간의 흔적이 되었다.
세월이 시간을 낚아채가듯 지나고 황혼의 즈음에 밀려오는 아쉬움과 미련이 가슴 한쪽에 자리 잡으며 육신의 쇠퇴에 절망마저 든다 내게 다시 시간을 주어진다면 이런 상상도 해보지만, 지금의 내 모습에 연민을 보내며 욕심을 내려놓으련다.
어느덧 석양의 강가에 서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 무거운 삶의 짐을 지고 힘겹게 서 있는것이 너무 안쓰럽고 이젠 스스로 내려놓아야 가벼워질 것을 깨달을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으니까.
엄지원 시인은
▷한양문학 신인상 수상
▷한양문학 최우수상 수상
▷현 한양문인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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