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 / 박정은
깨 한 줌에 어머니 땀 열두 말
동글납작 옹골지게 영근 콩 한 되에
입가에 옅은 미소 띤 어머니
반질반질 호미 자루도
어머니 미소를 닮았습니다
깨 털고 콩 털고 가을마저 털고 나면
붉게 물드는 하늘
그제서야 올려다봅니다
눈치도 없이 바삐 떨어지는 시월 해
어스름 밭둑을 따라
고단한 발걸음만 재촉합니다
가을걷이
<시작노트>
주말에는 시댁 가을걷이를 도와드리고 왔습니다.
온몸이 쑤십니다. 이 일을 우리 엄니는 평생을 어찌하셨을꼬..,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마음들이 부끄럽고 죄스럽습니다.
시간 지나면 또 잊히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박정은
◇박정은 시인은
▷한양문학 제8호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새한일보 2020년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나눔을 누리는 세상 운영위원
▷‘시야시야-시선’ 동인
▷한양문학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