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색경(色鏡) / Leeum
Le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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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0 20:17 | 최종 수정 2021.02.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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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경(色鏡) / Leeum
엄마는 늘 머릿속이 근질근질하다고 하셨습니다
색경(色鏡) 좀 가꼬 와바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옆으로 젖혀도
여간해서 엄마 눈에는 보이지 않으셨나 봅니다
마흔 살이 지난 후 흰머리 가락이 울 엄마 머리 깜장 숲속에서 숨어 나오기 시작했었지요
막내딸에게는 흰머리 하나 뽑으면 일원...
막둥이에게는 흰머리 하나 뽑으면 이원...
엄마 시원해?
으응
엄마 시원해?
으응
나는 열다섯 개다
하나씩 뽑으면 일원씩이랬잖아요
엄마 나는 십오 원 벌었어요
막둥이는 다섯 개 십 원 벌었네
시원하다 참 시원해
내 새끼들 ...
스르르 잠든 엄마 머리맡에서 막둥이랑 나는 흰 머리카락을 다시 세었어요
오늘 아침 거울 앞에 엄마랑 꼭 닮은 내가 서 있었어요
엄마 흰머리카락은 뽑아내고
내 머리카락은 물 들이고
<시작노트>
엄마는 늘 그리움입니다
◇Leeum 시인은
▷문예마을 시 부문 신인문학상수상(2020)
▷한양문학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수상(2020)
▷한양문학 정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시야시야-시선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출간
▷대표작 《별들에게 고함》 외 다수
▷(주)금호T/C 재직, 기획공연- 다솜우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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