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거북이처럼 기어서 / 김종숙

Leeum 승인 2021.04.29 23:03 | 최종 수정 2021.04.30 15:06 의견 0

거북이처럼 기어서 / 芝室  김종숙

산을 올라오니
산이 내려온다
봄 산에 진달래꽃사태
얼빠진 듯 바라보다

화구를 메고 
골짜기 건너
솔숲을 들어서니
새소리 자지러지고
송홧가루 소복하게
화선지에 쌓이네

날 저물도록 쥐어 잡은 붓대
울긋 불긋 장엄한 산그림
손바닥 주름에 낀 먹물은
골짜기에 흐르는 물과 같고
고희를 가늠하는 
그의 나이 숫자라

고개 드니 산맥길 
펄펄 눈발은 더 세지고 
뉘엿뉘엿 해지람에 
엉거주춤 긔엄 긔엄 
기며 내려온 풀린 다리는 
무서워서 재촉하는 걸음이 아니고
그도 모르게 움츠러들어 떠니 
빨라지는 것이었다고

험난하고 사나운 어둠 뒤로
풀꽃들 풀벌레 수런수런 거린다
산새들 하잔히 울고
붉은 해가 잠기고

<시작노트>

지칠 줄 모르는 홍성모 화백님의 열정을 글로 지었습니다.  고향 부안에서 4년간 작업 활동을 마치고 지금은 영월 예술촌에서 그림을 그리고 계십니다.
최근에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을 332 승격 기념하는 그림을 그렸고
고향 변산을 떠나 서강, 동강에서 시대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지역 풍습과 문화재를 알리며 
우리 강산을 그리는 한국화 수묵담채 실경 산수를 그리는 큰 작가입니다.

오랫동안 그려왔던 해원 부안 사계를 부안군청에 기증하였고 고향을 떠나 2020년 11월부터 영월 작품을 제작 중이라고 합니다.

고유의 한국 화가 홍성모 화백의 눈밭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며 지은 시 

나의 벗 최연화 수녀가 낭송하고
라빵님이 (편곡 -봉숭아) 연주해 주었습니다.

芝室 김종숙

◇Leeum 시인은

▷2021 한양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수상
▷문예마을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2020)
▷한양문학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2020)
▷한양문학 정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시야시야-시선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출간
▷대표작 《별들에게 고함》 외 다수
▷기획공연- 다솜우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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